‘교육하는 즐거움’은 지난 9월 첫 모임에서 디지털 기기를 둘러싼 학교 현장과 사회 현실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11월 주제는 ‘인공지능’이다. ‘챗지피티로 업무 효율화하기’ 같은 연수는 이미 교육청과 각종 연수기관 등에서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의식과 고민을 나눌 자리는 마땅치 않다. 새로운 의학 기술을 인체에 적용할 때는 수많은 임상 실험을 거치면서, 인공지능과 각종 디지털 기술은 최소한의 검증 절차도 없이 학생의 신체와 정신에 막무가내로 도입하려 한다. 도대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이며, 교육이 언제까지나 이렇게 철학과 사회적 합의도 없이 휩쓸려가도 되는지 걱정이 크다. “일개 교사들이 왜 그런 것까지 신경 써?”라고 물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우리가 안 하면 누가 대신해줄 것 같진 않다. 당장은 길이 보이지 않지만 준비가 되어 있어야 바로 잡을 기회도 만들 수 있는 거다. 소박하지만 담대하게. 누구보다 리얼리스트이지만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품고. 11월에 다시 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