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잡문

개나 소나

by 김현희

2026. 1. 8.


“요즘 교육 일선에서 겪는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는 자기중심적인 사고로 권리를 주장하는 학생들을 대하는 일입니다. 노력은 하지 않고, 재미있는 자극이나 받고 싶어 하고, 자기연민이 강하며, 그칠 줄 모르는 소비 욕구를 지닌 것이 요즘 아이들의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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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사라면 ‘내가 썼나?’싶은 착각이 들겠지만, 실은 독일의 명망있는 교육인이 자신의 저서에 남긴 진단이다. 최근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독일 교육을 이상화한 담론 설파자와 동행하며, ‘수요자 중심 교육’이라는 (나로선 혐오스러운) 구호로 캠페인을 벌이는 이들을 본다. 공교육에 대한 이해가 일도 없다는 신호다.


물론 독일 교육 시스템에서 배울 점과 영감을 얻을 지점은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제도에는 맥락이 있고 시스템에는 한계가 있다. 유토피아는 어디에도 없다. 겉보기에 세련된 제도를 이식한다고 한국 교육의 구조적 문제와 관계의 균열이 저절로 해소되지 않는다. 이들의 외침은 교육개혁이 아니라, 만병통치약을 광고하는 선전과 다르지 않다.


내가 가장 경계하는 두 가지 태도를 한꺼번에 실천하고 다니는 인물은, 최순실의 스위스, 독일 은닉 재산 발언과 관련해 작년 대법원에서 손해배상 판결을 받기도 했다. 스위스와 독일도 고단한 이름이 되었다. 교육감 선거에 개나 소나 다 뛰어나온 걸 보면 교육이 확실히 만만한 분야이긴 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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