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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희 Feb 03. 2020

화살의 방향

교사 집단에게 날아갈

교사들이 나름의 고충을 말할 때 일단 “교사는 방학있잖아”라며 입을 틀어막고 눈과 귀를 닫아버리는 자세는 매우 폭력적이다. 하지만 ‘부러우면 자기도 선생하던지’ 혹은 ‘이 힘든 직업을 방학 없이 어떻게 견디나’라는 말과 태도도 소통의 의지가 없고, 안일하며, 자기중심적이다.


방학식 즈음에 빠짐없이 듣는 말이 있다. 너무 노는 것처럼 보이지 않게, 밖에 나가면 ‘교사는 방학때도 연수받느라 힘들다고 해라’는 말이다. 물론 실제로 그런 교사들도 있지만 나는 그렇지 않고 그게 부끄럽지도 않다. 나는 책도 보고, 여행도 가고, 멍도 때린다. 그게 분명 다음 학기 교육 활동에 도움을 주지만 기본적으로 쉬는 시간이라 생각하고, 교직 뿐만 아니라 다른 직업군들도 이 정도 휴가를 누렸으면 좋겠다. 앞으로 사회가 그런 방향이 될 수 있도록 교사들이 목소리를 모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걸리고, 당장은 씨알도 안 먹히겠지만 꽁꽁 싸맨 어설픈 거짓말보다 낫다.  


학교 선생들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이유는 여러가지다. 무지와 오해도 있고, 그저 감정의 배설구를 찾아 욕하는 사람들도 많다. 교사 집단에 대한 공격은 과도한 부분이 있으며 엇나가 있기도 하다. 흔히 부패, 꼰대 습성, 게으름, 인격, 이기주의 등을 말한다. 일단 학교가 다른 사회집단보다 부패했다 보기 어렵고(청정지역이란 뜻은 아니다), 꼰대가 꼭 교사 집단에만 있는 건 아니다. 직업인으로서의 윤리, 인격과 이기심 등의 개념은 합의되어 있지 않고, 이타적인 직업군이란 게 있을 수 있나 싶기도 하다.


내가 보기에 화살이 꽂혀야 할 지점은 위선, 파편화, 민주주의에 대한 무지와 소극적 태도, 공직자로서의 정체성 희박, 그리고 교육을 보는 좁은 시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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