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방창업기라기보단, 직장인 자생력강화보고서
모든 질문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했다.
직장인의 목표는 단 두 가지, '월급'과 '승진'이라는데.
과연 조직을 벗어나서도 내가 자생할 수 있을까?
무슨 일이든 10년을 하면 전문가라는데, 과연 직장생활 10년. 나는 무엇에 관한 전문가일까?
전문가의 정의는 무엇일까? 어려운 주제를 초등학생도 알아들을 만큼 쉽게 설명할 수 있으면 전문가일까? 보통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분야를 아주 많이 알고 있으면 전문가일까? 남들은 일주일이 걸리는 일을 단 10분만에 해결해 내는 통찰력을 갖추는 것이 전문가일까?
보통의 직장인의 입장에서 어쩌면 전문가란, 내 손으로 직접 만원이라도 어떻게 벌 수 있을지를 아는 사람이 아닐까?
오늘날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이런 관점이다. 내 손으로 만 원을 벌 수 있는 자생력.
지금 당장 퇴사를 하려는 것도, 갑자기 무슨 부업을 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저 지금까지의 내 회사 생활을 기반으로 앞으로 좀 더 주체적이고 자생적으로 꾸려나갈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나중에 먼 훗날 퇴사한 이후에 과연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에 관해 생각해보자.
“남의 떡이 커보인다”는 말이 있다. 프랑스에는 “남의 빵이 커보인다”는 말이 있고, 독일에는 “남의 소시지가 커보인다”는 말이 분명 있을 게다.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은 다 좋아보이니 이럴 바에야 냅다 퇴사하고 나도 저런 일이나 해볼까 하는 생각이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온다. 우리는 이 때, 도대체 남의 떡이 얼마나 큰지, 그리고 내 떡은 얼마나 작은지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
본 '퇴사 후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까' 시리즈를 통해 우리는 다음의 교훈을 얻고자 한다.
첫째,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해서 그 떡을 내가 가질 순 없다. 좋아보이는 것을 한답시고 회사를 때려친들 당장에 그걸 시작할 방법을 우리는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퇴사 전에는 차가운 이성으로 ‘이걸 이렇게 하고 저걸 저렇게 하면 대박이겠구나’ 생각하며 왠지 나에게도 눈부신 미래가 펼쳐질 것 같겠지만, 퇴사 후 현실은 종일 차가운 방바닥에서 눈부신 형광등을 올려다보고 있어야 할 수도 있다.
둘째, 낭만과 현실은 다르다. 좋아보이는 것들도 매일 해야할 일이 되고 생계가 걸린 밥벌이 수단이 됐을 때는 사사건건 번거로운 일 투성이에 멀리서 볼 때는 미처 몰랐던 속사정들이 비로소 내 사정이 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잡지에는 종종 멋지게 팔짱을 끼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자기 가게 앞에 서있는 사장님의 사진이 담기지만, 그건 철저히 잡지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모습으로 포장하고 편집된 결과물일 수 있다.
셋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 번쯤 인생의 자생력 실험을 할 필요는 있다. 바로 나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고 내가 회사 없이도 자생할 수 있는 사람일까에 대한 실험 말이다. 그것을 회사 안에서 차근차근 찾고 배워 나갈 수 있다면 좋다. 그러나 회사 없이도, 퇴사 이후에도 나만의 커리어라는 연장 선상에서 또 다른 창업이라는 시도를 해 본 사람의 스토리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줄 수 있다. 회사 생활의 10년 경험들을 어떻게 책방 창업에 활용했는지, 무엇이 도움이 되었고 무엇을 새롭게 배워야 했는지. 구체적인 준비 사항과 경영의 일상은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보다 왜 동네 책방이어야 했는지에 대해 우리는 보다 심층적으로 들여다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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