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g For You
섞고 섞이며 사랑하는 일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심장이다.
심장은 언제나 제 주인만을 위해 뛰고, 계속 뛰기 위해서만 뛴다.
타인의 몸속에서 뛸 수 없고 타인의 슬픔 때문에 멈추지도 않는다.
타인의 슬픔에 대해서라면 인간은 자신이 자신에게 한계다.
그러나 이 한계를 인정하되 긍정하지는 못하겠다.
인간은 자신의 한계를 슬퍼할 줄 아는 생명이기도 하니까.
한계를 슬퍼하면서, 그 슬픔의 힘으로, 타인의 슬픔을 향해 가려고 노력하니까.
그럴 때 인간은 심장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슬픔을 공부하는 심장이다.
아마도 나는 네가 될 수 없겠지만,
그러나 시도해도 실패할 그 일을 계속 시도하지 않는다면,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이 도대체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나.
이기적이기도 싫고 그렇다고 위선적이기도 싫지만,
자주 둘 다가 되고 마는 심장의 비참.
이 비참에 진저리 치면서 나는 오늘도 당신의 슬픔을 공부한다.
그래서 슬픔에 대한 공부는, 슬픈 공부다.
- 신형철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중 –
섞여야 알지
섞이려 해야 알지
어디가 아픈지
어떻게 서러운지
무엇이 차가운지
목숨 가진 존재가 되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
태어나면 죽는 생의 법칙을 고귀하게 만드는 유일한 일
섞고 섞이며 사랑하는 일
끝의 끝까지 애써 보는 일
너와 나의 아픔 너와 나의 외로움 너와 나의 낭떠러지
섞고 섞인 우리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이 나의 일
발견할 아름다움조차 야위어간다면
발명해 내는 것이 나의 일
- 김선우 『환삼덩굴의 노래』 중 –
조영훈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노리플라이의 '노래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