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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다비 Oct 06. 2023

가슴관리도 덕력을 발휘해

나는 준비의 J야 (유난했던 젖몸살 이야기4)

며칠 후 가슴관리와 모유수유 지도를 받으러 갔을 때,

지난 이틀 동안 기록한 차트를 챙겨가서 피드백을 받았다.

그리고 여분의 종이를 받아와서 한 50장 복사를 했다.


세로축은 24시간, 가로축은 일주일이 그려진 표였는데 시간은 30분 단위로 쪼개져 있었고 요일은 좌/우로 나뉘어 있었다.

이 표만 있으면 앞번 수유 때 어느 가슴을 1번으로 했는지 새벽에 비몽사몽 한 중에 일어나서도 혼동하지 않을 수 있었다.

렇게 일주일을 기록하면 우리 아기의 패턴이 보인다.

수유텀은 몇 시간의 간격인지, 먹는 양은 얼만큼인지_


아기 키우는 데에 표를 이용하는 게 나에겐 매우 잘 맞았고, 표를 보면 내가 하루를 헛살지 않은 것 같아서 나름의 성취감이 들기도 했다.

나는 만 16개월 모유수유 하는 동안 매일매일 차트를 기록했고, 분기별로 묶어서 우리 아기가 어떻게 먹고 성장하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수유사이클이 안정이 됐나 싶다가도 한 번씩 아이가 뱃구레가 커지면서 많이 빨아서 가슴에 자극이 갔다거나, 수유텀을 30분 정도 벌리려고 조정을 시도하면 바로 유선염이 오는 바람에 나는 아이통곡을 주기적으로 가게 됐다.


자꾸 다니다 보니, 가슴을 푸는 원리가 궁금해졌다.

원장님께서 물론 가슴 관리하는 손기술을 알려주시기도 했는데, 전문가는 괜히 전문가인 게 아니라서, 집에 와서 해보려고 하면 쉽게 홍시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관리받는 날 원장님이 내 가슴을 어떻게 만지시는지 잘 기억해 두었다가 가슴이 뭉치면 실습해 보았다.

차차 나는 내 좌우 가슴이 각각 특히 잘 뭉치는 방향이 어느 쪽 길인지 파악하게 되었다. 유선 지도를 갖게 된 것이다.

얼굴 좌우가 조금씩 다르듯이 가슴도 그러하다.


그리고 아기 입과 내 가슴의 모양을 궁리하여 다양한 수유자세를 익힘으로써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는 이렇게, 저런 문제가 생겼을 때는 저렇게, 아기를 진짜 맞춤 유축기처럼 수유쿠션 위에서 요렇게 조렇게 포지션을 바꾸어가며 수유했다.


그래서 둘째를 낳았을 때 우리 집에 오신 도우미 이모님은 내 손기술을 넋 놓고 바라보시다가 마지막엔 "애기엄마는 진짜 자기 가슴을 잘 풀어~ 대단해~" 하셨다.




#유선염

#손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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