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clef - 동행자
허리를 조이지 않는 고무줄 바지를
또 그걸 펄럭이는 걸 좋아하며,
너무 아끼는 것도, 아쉬운 것도 없어서
철벅 철벅 길바닥에 앉아.
의식의 흐름대로 오늘 있었던 이런저런 이야기를 네 문단 정도를 쓰다가 모두 지워버렸다. 오랜만에 입은, 작년에 샀던 몸에 딱 맞는 바지가 불편했던 탓으로 돌렸다. 그런 하루를 쓰다 모두 지워버리고, 장바구니에 얼마 전 봐 두었던, 펑퍼짐한, 밴딩 처리된 코듀로이 바지 몇 벌을 담았다. 아마 작년 이맘때 즈음에는, 이런 펑퍼짐한 바지도, 날이 춥다고 두꺼운 바지도 사지 않았을 테다. 그런 낭낭한 모양새의 바지를 옷장에 제법 채우게 되었다.
사실은 지워버린 이야기보다 몇 배나 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재잘거리고픈 날이었지만, 오늘은 불편한 탓에 그마저도 지워버렸다. 그러니까, 너무 딱 맞는 바지를 입은 탓이다. 더 쓸까 말까. 그만 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