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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d Dec 16. 2019

본능적이고 다채로운 삶을 바라보며

♪백예린 - can i b u

제가 당신이 될 수 있을까요
아무것도 무서워하지 않고
절대 약해 보이지 않는
-
하지만 난 겁쟁이예요
그래서 물어보는 거예요
제가 당신이 될 수 있을까요?


♪백예린 - can i b u


한 회사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다 보면 - 물론 나보다도 훨씬 한 곳에 머무신 분들도 많겠지만 - 사실 모두네의 삶이 거기서 거기일 때가 많다. 지향하는 업이 같고, 비슷한 DNA, 인성(?), 환경 등등의 요소들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다 보니, 그리고 그렇지 않더라도 뭐 사람이 얼마나 독특하겠는가. 그러니까 '독특하다'라는 단어가 있는 것이다. 모두가 독특한 곳은 비로소 평범해질 테니까. 


여하튼, 이런 세상에는 그래서 '일탈'이라는 단어도 함께 따라온다. 그리고 일탈은 살아가는 삶에서는 쉬이 찾아보기 힘들고, 대부분의 시간이 회사와 집 ( 집과 회사가 아니다. 회사와 집이다. ) 인지라, 그런 진귀한 풍경은 직접 볼 수 없다. 할 배짱도 없고 말이다. 본 투 비 쫄보라, 이런 모습들은 보통 '글'에서 목격한다. 그렇다. 요즘의 취미는 글로 누군가가 꺼내놓은 '일탈'을 들여다보는 것에 있다. 





# 현실과 다른 무언가가 되고픈 누군가. 
두 문단 정도의 길이로 감정을 건드리는 글을 쓰는 분을 보았다. 하나하나가 그 주제에 맞는 무언가의 감정을 건드리는, 글을 쓰는 업으로든, 취미로든 부러울 따름의 누군가였는데, 언젠가는 어디선가 익숙한 문장과 문구가 눈에 띄었다. 에이 설마 하며 검색창에 쳐보니 조금씩 바꾼, 예의 그 익숙한 작가의 문장이 나왔다. 혹시 하여 지난 기록들을 보니, 역시나. 그래, 얼굴이 보이지 않는 비밀스러운 프로필과 그 분위기에 취해서 세상에는 이런 글 도둑들이 많다는 사실을 까먹었다. 오늘도 그(녀)의 글을 응원하고 찬사 하는 댓글들을 보며 즐겨찾기에서 삭제를 눌렀다. 




# 나는 글에서 얼마나 나를 '노출' 할 수 있나. 
섹스! 를 당당하게 외치는 사람을 보았다. 다 큰 성인이니까, 그것이 나쁠 것은 없다지만, 세상은 TPO라는 것이 있는데,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그(녀)를 보니 조금은 당황했다. 잠자리를 가졌던 상대방과의 이야기를 필터 없이 담담하고 당당하게 써 내려간 글은 그렇게 작품이 되었다. 작가라는 이름이 주는 의미는 크다고 생각하지만, 또 작가가 별 것이겠는가. 읽는 사람이 있다면 그 역시 작가겠다. 별 기교 없는 그 글이 사람들에게 읽힘은 말하듯이 써 내려가는 그 이야기 속이 '진실'임에 있겠다. 부러운 삶은 아니지만, 부러운 글이었다. 나는 쓸 수 없는 글이기 때문이다.  




#논리 정연한 외도의 현장 
부부로서의 어떤 생활이 불만족스러워 외도를 한다는 어떤 사람의 일지를 발견했다. 상대는 15살 연하의 어떤 누군가. 그(녀)로 부터 육체적인 어떤 것을 충족시키고, 정신적인 부분에서 가정에 충실하니 모두가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한다. 상대방 - 그러니까 양측 모두 - 모두 알고 있고, 각자의 부분에서 만족하고 있기에 가능하다고. 숨기면 죄이며, 행복하지 않겠지만 모든 것이 솔직했을 때의 자유는 그 무엇보다 행복감을 안겨준다는 이야기였다. 글쓴이를 추정할 수 있는 어떤 정보도 없기에 그 역시 숨긴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좁은 세상에 못 이겨, 외치는 글로 읽혔다. 



불과 일주일 사이에 발견했던 신비로운 이야기들이 이 정도이다. 소설일 수도 있도, 시쳇말로 주작일 수도 있는 이야기들이지만, 적어도 글 위에서는 모두 그렇게 살고 있었고 적어도 그렇게 사는 것을 바라며 썼을 테다. 이런 본능적이고 자극적인 삶들을 보고서 나도 뭐라도 써볼까 하다가 한 문장이 생각났다. 


그래, 나도 행복할 테야.라고. 

행복이 뭔지도 모르는 주제에. 거기에서 거기인 삶이라, 현실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보통 이런 것 밖에 떠오르지 않아 무언가 써볼까 하다 참 재미없어졌다. 행복이랄지, 편안이랄지. 이런 단어들. 뭐,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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