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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d Oct 03. 2019

만 번 동안 글이 읽힌 순간의 소감

♪에피톤 프로젝트 - 어른

외롭지 어른으로 사는 일이
참 슬프지 어른으로 버티는 일
-
괜찮아, 어른이 돼가는 거야


♪에피톤 프로젝트 - 어른



가장 특별할 보통의 날. 

이 곳에 처음으로 이야기를 남긴 지 2달이 조금 넘는 동안 어느덧 70개에 가까운 이야기가 쌓였고, 어제는 만 번째 읽힘을 알려주는 카운트가 떴다. 문득 처음 이 곳에 글을 쓸 때부터 마음먹었던 것이 생각난다. "누군가에게 보여주려는 글은 쓰지 말아야지." 이 곳에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던 건,  주변에 보이는 SNS들의 많은 이야기들이 무언가를 보여주려고 애쓰는 그런 모습인 것만 같아서였으니까. 






일기는 일기장에, 턱 하니 트인 이 곳에 지금도 쓰고 있는 주제에 '읽히지 않을 이야기'를 쓴다니 이런 모순이 있을 수가 없다. 하지만, 실제로 읽히지 않을, 않은 이야기인지 만 번을 읽힌 이야기들에는 다른 브런치의 좋은 글들과 비교하자면 흔한 '하트'조차 적게 붙어있다. 물론 그 하트나 공유의 숫자가 좋은 이야기를 평가하는 지표가 아니고, 내가 이렇게 무언가를 쓰는 이유는 아닌 것은 충분히 알고 있는 사실이니, 아마 오늘도 이렇게 이야기를 쓰는 걸 테다. 






오히려, 그런 '만 번의 읽힘'이니 내가 올바르게 이야기들을 남기고 있다는 생각도 잠깐 하였다. 처음 마음먹었던 것처럼 하트를 받기 위한 이야기도 아닌, 나를 뽐내기 위한 이야기도 아닌 그저 나만의 이야기들을 내 언어로 꿋꿋하게 잘 써나가고 있구나라고- 하루하루 남겨진 이야기들이 다 온전히 돌아보았을 때 내 이야기가 맞는구나. 라며. 이렇게라도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다니, 성장했구나 싶어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었다. 누구신지 모를, 조용히 보아주셨을 분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그래도 기념비(?) 적인 숫자를 보고 나니 어느 정도 이런 감정들을 남기는 것이 더 익숙해질 즈음에는, 이 곳에서도 읽힐만한 주제와 이야기를 고민해서 더 많은 사람들과 글로 나누는 대화를 하고프다는 욕심도 조금 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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