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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d Oct 16. 2019

모든 결과에 이유가 있을 이유가.

♪Ash Island - 악몽

하루 종일 텅 빈 거리에서
누군지도 모르는 그 발을 쫒네
-
빨간 피가 손에, 무슨 일 있었녜
잘 모르겠어 라며, 왜라 하며 눈물 훔쳐대


♪Ash Island - 악몽 ( 1:43~ )


" 연유가 있나요? " 

" 아뇨, 그런 건 없습니다. " 


분명 이야기의 화두를 꺼낸 건 나였는데, 상대방의 질문에 그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없다고 대답을 했다. 이렇게만 쓰고 보면 참 나도 실없게 이야기했다 싶었지만, 정말 긴 시간 고민과 고민 끝에 꺼냈던 이야기고, 그냥 그 순간에는 그렇게 이야기하고팠다. 그게 전부인 이야기였다.





 

앞서 적은 것처럼, 충동적으로 말을 꺼냈지만, 이 말을 꺼내기까지 정말 몇 개월의 고민을 꾸준히 해왔다. 대부분 이런 고민의 끝은 부정적이다. 내가 부정적인 사람이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했다. 이번에도 그럴 거라 생각하며, 애써 부정적인 생각을 떨치며 담백하게 고민을 해왔는데, 며칠 전 오늘 꺼냈던, 그 결론 - 실없는 것 같은 이야기 - 이 떠올랐다. 몇 개월의 고민이 그 순간에 말 그대로 '그냥' 떠올랐다. 




내 말을 주욱 들은 상대방은 내가 너무 감정적이라는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딱히 반박하진 않았다. 어쩌면 사실이니까.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하라는 말도 있는데, 내가 딱 그 꼴이 된 것 같았다. 혼자서 혼란스러운 마음을 정리하고 있자니 진득하게 고민했던 주제에 대해 고민을 다시 해보라는 조언을 들었다. 몇 개월이나 고민한 이야기인걸요. 조금 더 이유를 생각해보라 들었다. 알겠다고 하며 나왔다. 문득, 문을 열다 굳이 이유가 필요한가 싶기도 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지만, 살다 보면 이렇게 이유 없는 결과에 부딪힐 때도 있는 거다. 굳이 돌아서서 이야기를 꺼내진 않았다. 




노래 가사가 내 고민보다 더 이유 같은 이유를 말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가사에서도 잘 모르겠단다. 봐라. 보편적인 감정이고, 현실이다. 노래 제목이 악몽이란다. 악몽을 꾸는데 이유는 없잖아. 그런 고민이었고,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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