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때는 만 글자로도 부족하고 어떨 땐 세 문장도 넘치는구나. 길면 어떻고, 짧으면 어떠리. 이별인데.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세 줄짜리 편지로 연습장 한 바닥을 넘치도록 채워 보았다. 가상이 아닌 누군가에게 어차피 멀리 있어 말로 전할 수 없기에 덤덤히 글이라도 적어 보았다. 이렇게 아무 일도, 아무도 없는 날에 누군가로부터, 어딘가에서 발견하는 글감은 단비 같다. 비록 그것이 이별에 대한 이야기여도, 혼자인 나에게는 그마저도 글감이라는 사실에 어찌나 즐겁고 다행인지. 그런 일상을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