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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d Oct 28. 2019

사실, 아무래도 좋은데 말야

♪平手友梨奈 - 角を曲がる(모퉁이를 돌아)

'답다'라는 게 뭐야?
'너 답게' 살아가면 된다고?
'인생'을 알았다는 듯이
'위'에서 무엇을 알려주겠다는 거지? 



♪平手友梨奈(hirate yurina) - 角を曲がる(모퉁이를 돌아)



미용실의 선생님이 관두시고 한 달 만에 다시 방문하니, 새로운 분이 문으로 배웅 나와 담당을 해주시겠다며 명함을 건네셨다. 평소 같으면 머리를 하는 시간은 수다를 떨 시간이었을 텐데, 아무 말도 없이 두피를 위한 샴푸 정도를 추천받았고, 머리도 묘하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몇 년 동안 같은 헤어스타일이고, 머리를 보신 부모님도 '평소랑 같은데?'라고 하시는 걸 보면 그저 기분 탓일 테다. 


사실, 그 근 1년간의 미용실 선생님과의 짧은 대화 시간이 독특했을 뿐인데, 마치 그 시간들이 일상이었던냥 생각하면 별 것 아닌 일이다. 사실 지난주의 미용실이 원래의 미용실이라고 생각하면 또 아쉽기도 하다. 굳이, 더 좋았던 순간을 경험하고서도 '원래 그랬으니까.'로 납득시키는 건 마음이 또 조금 그렇다. 그렇다고 해서 그분이 계신 미용실을 찾아서 거기까지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뭐, 또 가려면 갈 수도 있겠지만 그 정도의 아쉬움은 아니다. 






일터에서든, 혼자서든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참 이 별 것 아닌 에피소드와 비슷하게 닮아있었다. '이건 원래 이런 거야.' 라던가, '이건 이렇게 바뀌어야 해.'라고 하는데, 사실, 여기에서의 < 이건 > 동의어다. 원래 이런 것과, 바뀌어야 함이 함께 공존하는 우스운 현실에 웃음을 참느라 너무 힘들었지 뭐야. 사실, 그러니까 세상 일들은 생각보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나쁠 것 투성이다. 그래서 옛 성현들도 이런 이야기를 남기셨겠지. 


"마음먹기 나름이다." 






사실, 이렇게 내가 휘청거리는 것도 마음을 못 되게 먹어서 그런 걸 지도 모르겠다고 한다면, 그럼 이렇게 힘든 건 내 탓이다. 그래 내 탓이다 라고 하면 그만큼 분의 마음은 편할 터이니, 그렇게라도 살면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을 테다. 무슨 말이 하고팠냐면, 그러니까 이 즈음이면, 아무래도 좋으니까 이 노래의 마지막 부분의 가사처럼.


"모두가 기대하는 그런 사람이 절대 될 수 없어 죄송합니다."  






덧.

노래의 이야기가 되는 < 히비키 - 소설가가 되는 방법 >의 주인공 '아쿠이 히비키'는 남들의 시선이나, 상황은 생각하지 않고 될 대로 저질러버리는 그런 캐릭터를 담당하고 있다. 일견 사이코패스 - 아니 그냥 사이코패스 같은 그녀의 행적에 갸웃하면서도 속 시원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작중의 그녀는 '천재' 소리를 듣고, 실제 이 작품도 일본에서 큰 히트를 했다. 그녀가 노랫말에 쓴 '모두가 기대하는 그런 사람이 절대 될 수 없어'와 내가 옮겨 쓴 기대하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없다는 말은 반의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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