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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도그린 Jan 23. 2019

2018년에 만난 연금술사의 이야기

당신이 꿈을 대하는 자세

장장 왕복 40시간이 걸리는 여행이었다.

나름 배낭여행을 좀 했으니 괜찮겠지 생각했던 내가 얼마나 오만했는지!

중국에서의 대기시간이 하도 길어 혹시나 해서 가져온 것은 연금술사 원서. (배낭족에게 한국책은 너무 무거웠고 이 정도 시간이면 원서 한권 정도는 읽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내심 있었다.)

사실 이 책이 베스트셀러라는 것을 안지는 십년은 넘은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읽지 않았던건 아마 흔한 자기계발류의 소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얼마나 편협한 생각이었는지! 이것을 계기로 뭔가를  직접 해보지 않고는 지레짐작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꿈을 찾으러 가는 그의 여행은
동시에 나의 여행이기도 했다.


이집트 피라미드에서 금은보화를 발견하는 꿈을 꾼 뒤 양치기 소년에게는 꿈이 생겼다.

그 꿈이 진짜인지 확인 하는 것.

이집트가 어디인지, 어떻게 가야하는지, 정말 내가 갈 수 있는 곳인지  그 어느 것 하나 확신 할 수 없었지만 결국 소년은 길을 떠나기 시작 한다.

소년이 느끼는 이 모든 복잡 미묘한 감정들은 당시 내가 느끼고 있었던 심정이었다.

딱 나의 상황이었으니까.... 그래서 일까, 책을 읽으면서 소년과 내가 마치 함께 여행을 떠나고 있는 느낌이었다. (물리적으로도 여행중이어서 더 와닿았다)


피라미드를 찾아 떠난 여행은 역시나 순조롭지 않았다.자신의 소중한 양들을 팔아야 했고, 도둑을 만나 가지고 있던 모든 걸 한 순간에 뺏기기도 했으며, 한 소녀와 정착하고 싶은 마음에 중도에 여행을 그만 둘까 하는 유혹에도 빠졌으며, 사막을 건너다 죽을 위험을 겪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피라미드 앞에 도착했을 때,

소년은 그 자리에서 또 한번 도둑을 만나게 되고,  꿈만 믿고 이 모든 여정을 시작하였으나 아무것도 얻지 못해 느끼는 허탈감으로 낙담하려던 찰나, 소년의 꿈 이야기를 들은 도둑이 자기도 그런 비슷한 꿈을 꾼다고 말하며 자신의 꿈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이봐 꿈은 그저 꿈이야, 헛소리라고! 하는 말을 남기며 사라지는 그의 뒷모습을 보고 소년은 그제야 웃는다.

소년은 자신이 양을 돌보며 살았던 그 곳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보물을 발견한다. 소년은 더 이상  양치기 시절의 그 소년이 아니었다. 꿈을 찾는 여정속에서 인생의 지혜를 경험한 소년은 양을 돌보며 느꼈던 행복과는 또 다른 삶의 행복을 느끼며  새로운 인생의 여행을 시작한다.



내 꿈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인생을 살면서 적어도 한번쯤은 꿈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꿈들은 지금 다 어디로 사라졌나 회사일이 나를 집어 삼키고 있는줄도 모른 채, 하루하루 쫒겨 허덕이며 살고 있는 나는,  단 하루라도 꿈을 품고 산 적이 있었던가


시작하기도 전에 겁을 내고 있고 (혹여나 결과가 안 좋을까봐 지레 겁먹음)

지금 현재의 안락한 삶을 버릴 수 있을까 두렵기도 하고 (뭔가를 새롭게 시작하기에는 몸과 생각이 몹시 게을러져 있다)

내가 모르던 세계로 나를 던질 수 있는 무모함이 있을까 (안전한 길만 걸었던 내가 할 수 있겠어?)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한 자의 한 순간의 객기일까 (그러다 후회한다 너 할줄 아는게 뭔데?)

결과가 안 좋으면 어떡하지, 빈털털이가 될 수 있다구 (여자나이 삼십이 넘어서 아무도 불러주는 곳이 없으면, 사람들이 어떻게 보는 줄 아니?)



나를 위한 인생의 여행을
시작한다는 것

꿈을 찾기 위한 여행 속에서 소년이 머뭇거리고 걱정하는 순간,  이 정도면 될 것 같은데 여기서 그만둘까, 혹은 좌절감을 느끼는 순간이 바로 내가  느끼는 감정이었고 그래서 꿈을 찾으러 가는 그의 여행은 동시에 내 여행이기도 했다.

그와 나의 다른 점이 있다면, 소년은 여행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만약 소년이 이건 그저 꿈이야, 꿈일 뿐이라고 여기고 여행을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그 꿈은 정말 머리속에만 존재하는 몽상으로 끝났을 것이다.


새로운 삶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속으로 자신을 던졌기 때문에 양치기 였다면 절대 경험하지 못할 인생이 주는 오아시스의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었다.

꿈을 꿀때는 단지 꿈이지만, 현실로 끌어당기는 순간 꿈이 곧 내 삶이 된다는 깨달음.

예기치 못한 어려움에 빠져도 극복할 수 있는 용기

그 어떤 새로운 것도 멋지게 해낼수 있다는 자신감(그는 크리스탈 상점을 일으켜 세운 훌륭한 점원이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흔들리는 순간 중심을 잡아줄 왕과 연금술사 같은 조언자들이 곁에서 도와줄거라는 사실도. 꿈은 생각보다 아주 가까이 있다는 것. 그러나 그 사실을 깨닫기 위해서는 많은 도전과 경험속에서 나를 단련시켜야 한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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