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틋하던 당신의 삶은
끝내 곰팡이 꽃을 피워냈다
홀대를 먹고 자란 하루하루는
염치없는 빈대가 되어
그녀의 꿈을 게걸스럽게 뜯어댔다
무시당하느라
무사할 수 없는 하루가 반복되는 동안
굽어버린 허리엔 무성한 상처
한치도 빛이 들지 못해
천장을 내리치는 빗소리를 견디느라
뼈 마디마디가
그보다 더 괴로운 고함을
견디지 못하고
신경 마디마디가
아주 쉬어버린 밥엔
파리만 날아와 앉았다
그 속에서도 끝내 살아낸 당신
난 박수를 칠 용기가 없다
술 취한 두 인간을 돌보느라
모든 걸 놓아버린 손에는
굳은 주름이 선명해
노동이 조각한 깊은 골짜기
그 골짜기에 아직도 그녀가 산다
모두가 잊은 삶이
혼자 살아 인생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