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라면서 많은 숨을 삼켰다
때때로 그것은 한숨이기도 했고
숨을 삼킬 때마다 마른침이 내 목을
왁,
막아버린 적도 있었다
그때 막혔던 말이 기억나지 않는 건
다행일지도 몰라
우리는 자라면서 많은 말을 삼켰다
나를 감추려는 옷을 입고
팔자걸음으로 걷다가
질투와 경외를 동시에 하던 어린 눈이
아무리 깊은 마음으로 바란다 한들
그런 사람이 될 수는 없었다
네가 지금 괴로운 건
아직 덜 괴롭기 때문이야
그 날 저녁에도
차가운 말로 얼어버린 내 목을 매만지며
숨인지 말인지 그런 것을 삼켜야만 했던
냉정한 밤이 있었다
행복은 잠시라는 걸 어서 알아야 할 텐데
쯧쯧
끌탕 치는 혀가 꼭 내 인생 같아서
눈물은 삼키지 못했다
흐린 눈을 하던 아이는
선명한 세상을 보았는지 모르겠고
의문만 가득한 백지장을 들고 길을 나서야만 하는
그런 낮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