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넌 나에게 굴욕감을 줬어.

살찐 것 같다니!!!!

by 까밀라

오늘 아침일이다.


크롭나시를 입은 게 죄일까.

아들이랑 둘이 앉아서 아침을 먹는데 뜬금없는 아들의 한마디.


"엄마, 살찐 것 같아요."


응? 이게 무슨 소리지?

내가 비록 운동은 안 하지만 먹는 시간대 조정해서 나름 관리한다고 했는데 요 며칠 저녁에 시간을 어기고 먹은 게 문제일까? 어제저녁 그냥 참을걸 괜히 떡볶이를 먹었나? 그래도 어제 먹고 나서 한 시간은 걸었는데? 하며 순간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음? 그래? 엄마 어디를 보고 살찐다고 이야기한 거야?"


"엄마, 여기 살이 튀어나왔어요."


나의 시선은 아이의 손가락을 따라 내려왔고, 아이의 손가락은 크롭나시와 바지 사이에 접혀있던 나의 살을 가리키고 있었다.


허허... 이것을 어찌할꼬.


"엄마 봐봐. 나는 뱃살이 없어요." 하며 자신감 있게 티셔츠를 올려 배를 당당히 보여주는 대박이는 올챙이배.


차마 아이에게 너도 배 나왔어라고 말하지 못한 나는

"대박아, 이건 엄마 자세가 나빠서 그런 거야. 엄마가 자세를 바르게 하면 안 생겨."라고 말하며 허리랑 가슴을 곧게 폈다. (배에 힘을 준건 안 비밀 또르르.)


"어, 정말이네. 살이 없어졌네."

이렇게 상큼하게 말하고는 아침을 마저 먹던 대박이.


"이래서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게 중요해. 대박이도 바른 자세를 하자."라고 했으나 어퍼컷을 맞은 나는 이미 어딘가 마음이 헛헛했다.


아들, 넌 오늘 나에게 굴욕감을 줬어.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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