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꼬작꼬작 Jun 02. 2023

아파트 계약에 필요한 것들

지원부터 계약서 서명까지

마음에 드는 아파트에 이사 가능한 방이 나왔다고 해서, 재빨리 계약에 필요한 서류와 절차를 알려달라고 했다. 빠르게 움직여야 다른 예비 세입자들로부터 방을 사수할 수 있다. 일전에 날짜가 약간 안 맞는다는 이유로 고민하는 사이 방이 나가버린 적이 있었다. 그때 '아, 빨리 움직여야 하는구나!'를 느꼈었다.


입주 신청하기

우선은 지원서와 지원비 (Application Fee)를 내야 한다. 지원서는 간단한 인적사항을 적는 서류로, 가구당 하나만 쓰면 된다. 방에 거주할 사람 모두의 정보를 적고 펫 유무도 물어본다. 지원비는 $40-50 정도 하는데, 우선 지원해 놓고 나중에 아파트와 계약하지 않더라도 돌려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 후에는 백그라운드 체크 비용을 내야 한다. 범죄 경력이나 신용 점수 같은 것을 조회하는 데 동의하는 것이다. 이건 사람 수대로 내야 하는데, 첫 이사라 잘 모르고 가구당으로 내는 것인 줄 알고 아파트 오피스에 다시 다녀오는 일을 겪었다. 백그라운드 체크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가에 따라 입주 절차가 조금 늦어질 수도 있다.


그리고 수입을 증명해 줄 수 있는 서류도 지원서와 함께 냈다. 지난 3달간의 월급명세서 (Paystub), 세금 관련 서류, 은행 잔고증명서 등을 보여줬다.


이렇게 입주 신청을 했으면, 그 후에는 기다리는 일이 남았다. 최종 승인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으면 된다. 처음 이사 갔던 아파트는 이 절차를 단 3일 만에 마무리해 줬는데, 이제까지 겪어본 미국의 전반적인 행정처리 속도를 감안하면 정말 빠른 셈이었다. 두 번째 이사 온 아파트는 이 절차에 거의 3주가 걸렸다.


아파트 계약할 때 가져가는 서류

'Congratulation!' 또는 'Welcome to xxx!'라는 이메일을 받으면 가벼운 마음으로 계약서에 서명을 하러 갈 수 있다. 그때 가져간 서류는 네 가지였다.


1. Cashier's check

보증금을 수표로 가져가야 한다. 한국의 수표도 미국의 수표도 나한테는 낯설었는데, 그동안 차를 구매하거나 병원에 가거나 세금을 환급받는 등등의 일을 거쳐 지금은 꽤 익숙해졌다. 큰 액수의 현금을 가지고 다니는 것은 위험하고 그렇다고 신용카드로 내기에도 큰 금액일 때 수표를 쓰면 편리하다.


수표는 은행에 가서 소정의 수수료를 내고 만들 수 있다. 수표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Cashier's check은 해당 계좌에 잔고가 있음을 은행원이 확인하고 만드는 것이라서 가장 공신력 높다고 볼 수 있다.


2. 신분증

Government issue ID를 가져가면 된다. 여권 또는 운전면허증.


3. 집 보험  

$100,000의 Liability의 보험이 필수로 필요하다. 이건 세입자 잘못으로 집에 문제가 생겼을 때나 자연재해로 인해 손해가 있을 때 등을 대비한 보험이다. 자동차보험과 같은 보험사에서 가입하면 묶음할인을 해 준다. 보증한도에 비해 일 년에 몇십 달러밖에 안 해서 저렴하게 느껴진다. 사고 발생 확률이 높지 않으니 보험료도 많이 비싸지 않은 것 같다.


4. SDG&E account number

이건 샌디에고 지역에 가스 및 전기를 공급하는 업체의 회원 번호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소셜번호가 없을 때는 오피스에 직접 가서 신청해야 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남편이 번호를 갖고 있으므로 (F2 신분인 나는 없다ㅠ) 인터넷에서 간단하게 만들 수 있었다. 실제 이삿날 전날부터 전기가 들어오게 해달라고 신청했다.


이렇게 아파트에서 안내해 준 대로 서류를 준비해 가고, 계약을 잘 마무리했다. 실제 우리가 살 방에 가서 둘러봤는데 다행히 마음에 쏙 들었다. 매니저와 함께 방을 꼼꼼히 둘러보면서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전등 스위치나 화장실 등을 점검했다. 고쳐야 할 부분을 같이 확인해 주고 빠르게 수리해 준 매니저에게 감사했다.


우리 방은 복도 가장 끝, 바쁜 도로에서 먼 곳이어서 조용했다. 큰 창문으로 빛이 잘 들어오고, 창 밖으로는 표지 사진과 같은 야자수가 잘 보였다. 스튜디오지만 부엌과 생활공간 사이에 벽이 있고 바닥이 침실 쪽은 카펫, 주방 쪽은 라미네이트여서 공간이 분리된 느낌이 들었다.


메사누에바에서 마음에 안 들었던 몇 가지는 방이 너무 좁다는 것과 (7평..) 주방 바닥까지 카펫이라는 것이었는데, 여기로 이사를 오면서 그 단점들이 모두 해결되었다. 워크인클로젯 (Walk-in Closet)이 있어서 창고 겸 옷장으로 잘 쓸 수 있었고, 에어컨과 히터가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었다!


에어컨이 있다는 게 장점이라는 것은 한국과 조금 다른 면이다. 다음 글에서는 이런 것들을 포함해, 미국과 한국의 아파트가 어떤 점에서 다르게 느껴지는지 정리해 보기로 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파트를 고르는 기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