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21장 33절
“오늘부터 일꾼들이 바뀌었으니까 포도원을 잘 돌보고 주인에게도 잘하겠지?”
즙틀은 초조해하며 망대에게 말했다.
“예전 일꾼들이 주인님 말을 안 듣고 나쁜 짓을 해서 우리가 얼마나 답답했니.”
망대가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맞아, 그때 주인님이 다른 나라로 가면서 울타리도 잘 둘러주고, 나랑 너까지 만들어주셨는데 그렇게 배신할 줄 누가 알았겠니?”
즙틀이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
“그러게. 난 포도가 열리기 시작하니까 주인아저씨가 너무 보고 싶더라고. 직접 오시면 너무 좋지만, 혹시 힘드시다면 종이라도 와서 포도를 좀 가져갔으면 했어.”
“우리 예상대로 종이 오긴 왔지. 그런데 일꾼들이 종에게 어떻게 했니. 엄청나게 때리고 빈손으로 보냈잖아.”
즙틀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난 너무 놀랐어. 분명 주인님이 보낸 종이었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그래도 난 그들이 금방 잘못을 뉘우칠 거로 생각했어.”
“그런데 또 다른 종이 오니까 때리고 욕도 하고…. 나 그때 말리느라고 소리 너무 질러서 목이 다 쉬었잖아. 포도를 짤 때보다 더 목을 쥐어짰던 것 같아. 그런데도 들은 척도 안 했지. 거기까지만 했으면 다행이게? 죽였잖아. 난 그때 너무 놀라서 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가슴이 벌렁거린다니까.”
즙틀이 포도즙보다 더 벌게진 얼굴로 말했다.
“그래서 난 주인님이 더는 종들을 안 보낼 줄 알았어. 어차피 또 맞고 죽게 될 테니까. 그런데 또 누가 나타나서 내가 너무 놀라 비명을 질렀잖아.”
“그래, 그때 네가 너무 크게 소리 질러서 난 불이 난 줄 알았다니까. 하긴 불보다 더 큰 일이었지.”
“나는 주인님이 하나밖에 없는 가장 사랑하는 아들을 보낼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어. 그들이 종들에게는 그렇게 해도 아들에게는 잘 대해줄 거로 생각하셨겠지.”
“우리도 다 그렇게 생각했지 뭐. 아들이 곧 주인님이니까.”
“근데 그때 그들끼리 속닥이는 소리를 듣고 너무 놀랐잖아. 상속자가 왔으니까 죽이면 자기들이 유산을 차지할 수 있을 거라고 하는데 정말 소름 끼치더라. 아들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더라고.”
“그래도 난 설마설마했어. 그런데 돈에 눈이 머니까 자기들이 얼마나 나쁜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더라고.”
“그때 그 아들 모습이 얼마나 처참하고 슬퍼 보였는지….”
망대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니 주인님이 오셔서 그렇게 화를 내신 거겠지. 그렇게 잔인한 일을 한 번도 아니고 계속 그랬으니.”
“제발 이번에 새로 온 일꾼들은 안 그랬으면 좋겠는데….”
“악한 일꾼들이 처참하게 죽는 걸 봤으니…. 이번엔 열매를 제때 주인에게 바칠 사람들에게 맡겼다고 했으니 걱정하지 말자고.”
“그래, 그러니까 우리도 잘 도와주자고.”
[마태복음 21장 33절] 다른 한 비유를 들으라 한 집주인이 포도원을 만들어 산울타리로 두르고 거기에 즙 짜는 틀을 만들고 망대를 짓고 농부들에게 세로 주고 타국에 갔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