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제자리 걸음 하는 느낌이신가요?
벌써 2025년 상반기가 끝이 났다.
2025년 1월 1일, 우리가 새해를 맞이하며 했던 다짐이 기억나는가?
취업을 하겠다, 이직을 하겠다, 금연, 운동 등등 우린 매일 연초에 새해에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세우게 된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나는 매년마다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세우지만 정작 이루었던 적은 손에 꼽는다.
실패의 이유는 무엇일까? 난 아래의 세 가지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1. 너무 거창한 목표를 세운다.
2. 불분명한 목표를 세운다.
3. 목표에 따른 과정은 계획하지 않는다.
이 문제는, 비단 우리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게도 적용된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위 문제를 극복하고자 다양한 기법을 활용하고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KPI와 OKR이다.
KPI는 Key Performance Indicator, 즉 "핵심 성과 지표"의 약어다.
자동차 계기판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계기판에는 속도계, 주유계, 엔진 온도계가 있다. 우린 이것들을 보며 현재 차의 상태가 어떤지 파악하게 된다. 현재의 속도와 기름의 양을 보고, 속도를 조절할지 또는 기름을 넣을지 판단한다.
KPI도 마찬가지다. 우리 회사가 현재 목표를 향해 얼마나 잘 달리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계기판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보자.
HR팀은 회사의 인재와 관련된 여러 지표를 관리하게 된다. 만약 아래와 같은 KPI를 설정했다면, 우리는 이 수치들을 기준점 이하로 떨어지지 않게 관리할 수 있게 된다.
[HR팀의 KPI 예시]
- [채용] 수습 기간 내 퇴사율 5% 미만 유지: (수습 중 퇴사인원/채용인원) ×100
- [유지] 전체 퇴사율 3% 미만: 당해년퇴사인원/(전년말인원+당해년말인원)/2 ×100
- [성장] 직급별 평균 3.5년 근속: Σ직급별 개인근속 년수/직급별 인원
위의 예시를 보면 알겠지만, KPI는 현재 성과와 측정을 명확히 하는 쪽에 가깝다.
단순히, 퇴사율을 줄이겠다, 현재 인원을 유지하겠다, 근속 연수를 설정하겠다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산출 식과 관리항목 및 그에 따른 정의를 함으로써, 우리가 현재 어느 정도에 와있는지 그리고 무엇이 부족한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KPI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SMART 원칙을 적용하여 주요 업무와 CSF(핵심성공요인)를 도출하여, 정량적 + 정성적 + 준정량적 지표를 잘 조합해 KPI를 설정하게 된다.
cf) SMART 원칙이란?
KPI를 설정할 때, 지표에만 초점을 맞추게 되면 정작 이루고자 하는 목표 달성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래의 내용도 참고해야 한다.
1. 너무 많이 설정하지 마라
- 보통 KPI는 3~5개 정도로 추천한다. 너무 많은 KPI는 측정을 번거롭게 할 뿐만 아니라, 무엇이 중요한 지 논점을 흐리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2. 정량적 지표만 고려하지 마라
- KPI의 결론은 수치화다. 그러다 보니 정량적인 지표에만 의존하려는 경향이 나타나는데, 후보자 경험이나 회사 인지도 등 정성적 지표도 적절히 조합하여 KPI에 반영하여야 한다. 질적인 요소 또는 효과적인 KPI를 설정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3. 상위 목표와 연계되어야 한다
- KPI를 작성하는 이유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회사의 전체 목표와 팀 목표, 그리고 개인 KPI 사이에서 연결고리가 없으면, KPI는 그 의미를 잃게 된다.
회사가 자금 사정이 어려워 채용을 소극적으로 하려고 하는데, 개인 KPI를 전년 대비 채용 인원 20% 증가처럼 설정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4.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 시장은 무섭게 변한다. 초기 KPI를 설정할 당시와, 그 이후의 3개월은 상황이 완전히 다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분기별 혹은 월간으로 KPI를 점검하여 설정 당시와 현재의 괴리는 없는지, 혹은 다시 설계를 하여야 하는지 등 검토하여야 한다.
즉, KPI는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실질적인 목표로 조정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KPI가 자동차의 '계기판'이라면, OKR은 '내비게이션'에 가깝다.
KPI가 현재 속도나 연료 상태를 알려주며 안전 운전을 돕는다면, OKR은 "우리가 이번에 어디로 여행을 갈 것인가?"라는 목적지를 설정하고, 그곳까지 가는 가장 효율적인 루트를 안내해 주는 역할을 한다.
OKR은 Objectives and Key Results, 즉 '목표와 핵심 결과'의 약어다.
Objective (목표): 우리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 무엇을 성취하고 싶은지에 대한 방향이다.
정성적이고, 영감을 주며, 약간은 도전적인 목표다.
Key Results (핵심 결과): 그 목표에 우리가 도달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에 대한 대답이다.
목표 달성 여부를 증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측정 지표들이며, 성공을 확인하는 2~5개의 이정표라고 생각하면 쉽다.
다시 한번 HR팀의 예시로 돌아가 보자.
기존 KPI를 통해 '퇴사율 3% 미만'을 잘 관리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하지만 회사는 한 단계 더 나아가 "개발자들이 업계 최고라고 인정하는 회사"가 되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길 수 있다.
이것이 바로 OKR이 필요한 순간이다.
[HR팀의 OKR 예시]
목표 (Objective): 개발자들이 오고 싶어 하는 기업으로 포지셔닝한다!
우린 이 목표를 달성했는지 증명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핵심 결과(KR)를 설정할 수 있다.
KR 1: 개발 직군 기술 블로그 신규 구독자를 1,000명 확보한다.
KR 2: 외부 개발자 커뮤니티/콘퍼런스에서 3회 이상 기술 발표를 진행한다.
KR 3: 재직 개발자 대상 '성장 만족도' 설문 점수를 70점에서 85점으로 향상한다.
KPI가 '퇴사율 3% 미만 유지'처럼 현재 상태를 관리(Manage)하는 데 중점을 둔다면, OKR은 '성장하는 문화 만들기'처럼 질적인 변화와 성장(Growth)을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둔다.
OKR은 단순히 목표를 정하는 것을 넘어, 조직의 소통과 문화를 바꾸는 기법이다. 그러나,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몇 가지 핵심 원칙이 존재한다.
1. 목표(Objective)는 크고 분명하게, 그러나 1~2개만!
목표는 영감을 주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매출 10% 상승"과 같은 건조한 KPI가 아니라,
"고객들이 우리 제품에 대해 이야기하게 만든다!"와 같이 다소 추상적이지만, 분명한 목표여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두 가지에만 집중해야 한다.
2. 핵심 결과(Key Results)는 결과를 측정해야 한다
새해 목표를 세울 때 우리가 저지르는 실수는, 핵심 결과를 '해야 할 일(To-do list)'로 채우는 것이다.
기술 블로그 개설이 아니라 기술 블로그 신규 구독자 1,000명 확보처럼, 행동(Activity)에 따른 결과(Outcome)를 측정해야 한다.
3. 투명하게 공유하고 정렬하라
OKR의 강력함은 '투명성'에서 나온다.
회사 전체의 OKR부터 각 팀, 심지어 개인의 OKR까지 모두가 볼 수 있어야 한다.
공유된 정보를 통해 "아, 저 팀은 저런 목표를 위해 달리고 있구나. 그럼 우리는 이렇게 협업해야겠다"라며 자연스럽게 조직 간 협업을 유도할 수 있게 된다.
4. 도전을 장려하고, 실패를 용인하라
KPI는 100% 달성을 목표로 하지만, OKR은 다르다.
OKR은 일부러 달성하기 어려운 '도전적인(Stretch)' 목표를 설정하게 된다.
구글에서는 OKR을 70% 정도 달성하면 성공으로 간주한다. 100%를 계속 달성한다는 것은, 안전한 목표만 세우고 있다는 뜻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히 도전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OKR의 핵심 철학이다.
5. 평가(보상)와는 분리하라
만약 OKR 달성률이 연봉이나 보너스와 직결된다면 어떻게 될까?
아무도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지 않을 것이며, OKR을 작성을 회피할 것이며, 모두가 100% 달성 가능한 쉬운 목표만 세우게 된다.
OKR은 성과 평가의 도구가 아니라, 성장을 위한 소통의 도구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 조직은 둘 중 뭘 써야 하지?라는 고민이 남을 수 있다.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KPI와 OKR은 양자택일의 존재가 아니다.
KPI라는 계기판만 쳐다보고 운전하면, 현재 상태는 안전할지 몰라도 목적지까지 돌아가거나 도착하지 못할 수도 있다.
반대로, OKR이라는 내비게이션에만 의존해 무작정 달리면, 연료가 떨어지거나 엔진이 과열되는 위험을 놓칠 수 있다.
성공적인 여행을 위해 우린 계기판도, 내비게이션도 모두 볼 줄 알아야 한다.
이는 글의 시작에서 이야기했던 우리의 새해 다짐과도 같다.
'운동하기'라는 막연한 목표보다, '체지방률 2% 감량(KPI)'이라는 건강 지표를 꾸준히 체크하고, '바디프로필 촬영(OKR의 Objective)'이라는 도전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성공 확률이 보다 높아지지 않을까?
안정적인 운행을 위한 계기판과 더 높은 목표를 향한 내비게이션을 함께 활용하여, 2025년 연말에는 모두가 뿌듯하게 한 해를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