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는 탈락을 위하여
사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세상에 없던 경험을 선보여야 한다.
그것이 음식이든, 카페든, 서비스든, 어떠한 형태의 제품이든 소비자를 유혹할 수 있어야 한다.
매력적이지 않다면, 소비자는 외면하게 될 것이다.
이 논리를 그대로 채용에 대입해 보자.
채용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원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보여야 한다.
그것이 지원의 순간이든, 탈락과 합격의 순간이든, 우리와 함께하기로 확정한 이후이든 지원자를 온전히 우리 회사에 녹여낼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지원자는 우리 회사에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미래의 인재로서도, 그리고 우리의고객으로서도.
나도 한 때 지원자였고, 누구나 선망하는 대기업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중소기업 모두
수없이 이력서를 넣어보고 떨어져 보았다. 이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곳은 단 한 곳이다.
합격한 곳이냐고? 아니다. 무려 탈락한 곳이지만, 정말로 기억에 많이 남는다.
자필로 "저희 회사에 지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편지를 사진 찍어 이미지 파일로 첨부하여
탈락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래서 난, 작은 회사일수록 '정성'이 경쟁력이라 확신한다.
대기업은 하루에도 수백 명의 지원자를 상대해야 한다.그렇기에 소통은 획일적이고 자동화가 되고 있다.
그들이 할 수 없는 것. 지원자 한 분 한 분에게 감동을 선물해 주는 건 어떨까?
물론 합격만큼 기쁘고 좋은 선물은 없겠지만, 탈락한 이들에게도 우리 회사에 관심을 가져주어 고맙다는
한 마디를 정성스레 건네어보자.
OOO님, 안녕하세요. OOO 채용담당자입니다.
먼저 당사의 [공고]에 지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귀하의 뛰어난 역량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 불합격 소식을 전해드리게 되었습니다.
비록 이번에는 함께할 수 없게 되었지만,
이후 더 좋은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희 [회사]도 더욱 성장하여 다음에는 더 많은 분을 모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회사] 드림.
어디서 많이 본 내용이지 않은가? 채용관리시스템(ATS)에서 탈락으로 변경하였을 때, 자동으로 보내지는
메일 양식이다. 하루에도 수없이 지원하는 지원자들에게, 이러한 멘트는 감사와 위로의 말보단, 그저 '불합격 통지'일 뿐이다. 그래서 난, 조금 바꿔보기로 했다.
어디 나가서 말을 하고 다니지는 않지만, 책을 출판한 경험이 있다.
그 경험 속에서 느꼈던 것은, 글을 쓸 때 그 현장에 몰입하는 순간이 생긴다.
마치 내가 우리 회사에 지원자가 되었을 때, 어떠한 글을 받아야 위로가 될 수 있을지, 혹은 합격에 기뻐할지
그 상황에 몰입하게 된다. 그 경험을 떠올려 한 자씩 적어보았다.
OOO님 안녕하세요.
OOO 채용 담당자입니다.
먼저 OOO와 함께하고자 하는 소중한 관심과 열정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귀한 시간을 내어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고심 끝에 아쉽게도 이번 여정을 함께 마무리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한정된 기회로 인해 뛰어난 역량을 가지신 모든 분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점, 저희로서도 매우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비록 이번 여정에서는 OOO와 인연이 닿지 않았지만, OOO님의 잠재력과 가능성은 매우 빛났습니다.
저희는 OOO님께서 머지않아 꼭 맞는 자리에서 역량을 마음껏 펼치실 날이 오리라 굳게 믿고
응원하겠습니다.
OOO님의 다음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그 길 끝에 환한 성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셈웨어에 보여주신 관심과 노력에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물론, 전반적은 구성요소는 비슷하겠지만, 최대한 표현을 정제하며 지원자에게 진심 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 그리고 단순히 텍스트만 보내기는 싫었다.
HTML파일을 활용해 지원자가 더 직관적으로 내용을 이해하고, 회사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수 있게
이끌어냈다.
난 개발의 ㄱ도 모르지만, AI는 적절히 다룰 줄 안다. CHAT GPT를 통해 html 파일로 제작한 것인데,
'셈웨어는 이런 곳이에요' 이하의 버튼들을 누르면, 이전 글에서 소개했던 채용 페이지로 바로 이동할 수 있게 제작했다.
서류 합격자에게 우리 회사의 정보와 직무 정보를 상세하게 제공하여 보다 면접 준비를 원활하게 할 수
있게끔 돕고자 만들게 되었다.
사실 지원자 시절 채용 결과를 안내해 주는 것만 해도 고마웠다. 탈락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기다림이다.
적어도 내가 겪었던 힘들었던 경험을, 우리 회사 지원자에게 똑같이 전가하고 싶지는 않았다.
반대로 좋았던 경험만큼은 꼭 전해주고 싶었다.
간과하는 사실이 있는데, 조직의 규모가 작아서 한 명 한 면 신경을 못 쓴다고 하면 핑계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조직의 규모가 작기에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작은 조직에 관심이 있어 지원해 주었고, 우린 그에 대해 마땅히 고마워해도 괜찮지 않을까.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세상에서, 대한민국 804만개의 기업 중 우리 기업을 선택해 주었는데 귀인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