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를 좋아하나요?
요즘 들어, 그런 생각이 든다. 우리는 우리 삶의 안녕과 이기를 위해서 발전된 문명을 사용하는 것인가? 아니면, 발전된 문명으로 더 빨라진 정보와 사회에 맞춰가기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글자와 숫자의 탄생으로, 인간은 문명을 이룩하고 지구상에 있는 생명체 중 가장 높은 곳에 서서 지구를 주무르고 있지만, 한 번씩 우리의 삶에 대해 의아할 때가 있다. 물론, 현재 공룡이나 영화에서 나오는 거대한 벌레나 동물 같은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으니, 당장 오늘 저녁 산책을 다니다가 다른 생명체에 잡아먹힐 걱정은 하지 않는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다른 동물들이 보기에는 굉장히 부러운 일 일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아침 지옥철을 타고 출근을 하거나 쌓여있는 서류와 파일들이 토해내는 글자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집에 있는 강아지나 고양이가 생각날 때가 있다. 이 또한 물론, 그들의 의지와 다르게 생식기를 파손당해 그들만의 고민이 있겠다만, 그래도 한 번씩 부러울 때가 있다. 보기 싫은 사람을 매일 봐야 하고, 하기 싫지만 먹고살기 위해서 하기 싫은 일들도 힘겹게 욱여넣는 현대인들에게는 아무 생각 없이 헤벌쭉하게 주인만을 기다리는 강아지, 고양이의 팔자가 부러울 때가 많을 것이다. 물론, 나는 애묘인도 애견인도 아니지만 친구 집에 있는 강아지를 볼 때마다, 진심으로 부럽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밥때 되면, 밥 먹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집 안 어디든지 자고 싶은 곳에서 자고 싶은 시간에 누워 자고. 심지어, 얘들은 밥 먹을 때 건드리면 자기 성질을 있는 대로 없는 대로 내면서 허연 이빨을 으르렁거리며 드러내는데, 그 부분에서 진심으로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인간의 입장으로 보았을 때, 개 주인은 분명 부모님이나 혹은 소위 ‘갑’이라는 사람들의 역할을 하고 있을 건데, 본인에게 마음껏 먹고 잘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동시에 날 조금만 건드리면 바로 성질을 낼 수 있다는 이 ‘포인트’가 애견 그리고 수많은 애완동물들의 삶의 질을 올려주는 핵심적인 포인트인 것 같다. 심지어, 몇몇 주인들은 자기한테 성질낸다고 미안해하고 있는 그 모습을 보자면 왜 우리는 심적 안정을 위해, 수많은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이런 불편함과 노력을 감수하는지 의아해진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마음의 안정을 찾고 강아지와 고양이를 돌보면서 얻는 만족감이 내가 생각하는 그러한 불편함을 훨씬 상회하는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도 강아지나 고양이를 보고 같이 노는 걸 싫어하지 않는다. 특히, 고양이를 보면 할퀴어질 수 있다는 위험요소에도 불구하고, 한 번 쓰다듬어보고 싶다는 미지의 욕구가 치밀어 오를 때가 굉장히 많다. 그래도, 내가 이 친구를 키우면서 보살피고, 씻기고, 밥까지 주며, 하기 싫다는 목욕까지 시킬 정도로 엄청난 애정이 있거나 반려동물을 무조건적으로 키워야겠다는 생각은 잘 들지 않는다. 한 번씩 내가 보이는 곳에서 한 번씩 쓰다듬고, 한 번 씩 먹이를 주며 알 수 없는 행복을 느낀다면 나로서는 가장 적합한 만족감을 얻을 것 같다.
그래서인가, 누군가 지나가면서 내가 흩뿌려놓은 말 같지도 않은 공상과 몽상들을 읽으면서 한 번씩 피식거린다면 ‘나도 그 사람들에게 자유로운 길냥이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고대로부터 고양이는 인간과 굉장히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존재로 여겨졌는다고 한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많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라는 책과 ‘문명’이라는 책을 읽다가, 고대 이집트 때부터 고양이는 전염병의 주된 문제가 되는 ‘쥐’를 잡아먹는 동물로써 인간에게 굉장히 이로우면서도 필요한 존재라는 구절을 읽게 되었다. 근 몇 년 동안 캣맘이니 길고양이니 해서 주인 없이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고양이가 사회적 문제의 근원으로 떠오른 적이 있었다. 그래도, 지구상의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에게 ‘페스트’를 퍼뜨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위기를 경험하게 한 ‘쥐’를 잡아주는 것 또한 ‘고양이’가 아니었을까? 그래서일까, 그냥 내 글이 누군가에게는 만지고 싶은 길고양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쓸데없는 글, 생산 가치 없는 글, 왜 뿌려놓는 건지 이해도 안 되는 그런 글일 수 있지만, 수 있지만 누군가 내 글을 보고 하루의 피로를 씻어가거나, ‘읽다 보니 중독성 있다.’, 아니면 그냥 피식이라도 지나가다 우리를 지치게 한 텍스트로부터 한 번쯤 쉬어갈 수 있는 그런 글을 적었으면 한다.
브런치라는 공간에서 그냥 내가 쓰고 싶은 공상몽상 스페이스에 첫 발걸음을 내딛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