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아무도 없는 방구석에서... 下
「 BehindTheScene : 이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여신을 뽑는 거냐? 아니면 너희들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신을 골라내는 거냐? 」
「 BehindTheScene : 방송국은 정신 차려라! 시청자들이 무섭지도 않냐? 뒤에서 조작하고 마음대로 순위를 바꿀 거면 뭐 하러 이런 대규모 경선을 열었냐? 」
「 BehindTheScene : 숫자를 앞세워서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밥 먹듯이 거짓을 고하는 방송국은 이제 물러나라! 」
속에 있는 이야기를 아낌없이 토해내면 스트레스가 조금이나마 해소될 줄 알았지만 모기에게 물린 자국을 긁는다고 해서 가려움이 해소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계속해서 가려움이 증폭되기만 할 뿐, 상황이 나아지거나 할 기미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그저 일순간의 욕구를 참지 못하는 어린아이와 다를 바 없었다.
“15800원입니다.”
“감사합니다.”
회사를 퇴근하고 언제나 집 앞의 편의점에서 도시락과 이런저런 안주거리, 그리고 소주 두 병을 사서 아무도 없는 텅 빈 방 안으로 들어갔다.
-띵.-
3분이라는 시간만에 그 작은 밀실에서 모락모락 김을 피어 올리는 편의점 도시락, 언제 그렇게 딱딱했었냐는 듯 뭉근하게 풀어진 컵라면은 쉴 새 없이 지저귀는 사람들의 재잘거림과 달리 언제나 나를 더 편안하게 만들었다.
-핏!-
“네. 그럼 지금부터 그 길고 길었던 여정의 마지막 대단원을 함께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1년이라는 기다림. 아니, 1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나를 아프게 했던 그 장면들의 마지막 대단원이었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석화되어 머리가 빠져버릴 것 같은 저릿한 분노.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서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대답 없는 강가에 허구한 날 돌팔매질을 하는 것뿐이었다.
“이로써 4인의 여신이 결정되었습니다. 그러면 이제 여신으로 당선되신 4명의 도전자는 앞으로 나와 나노 패브릭을 수여받으시겠습니다.”
「 BehindTheScene : 무슨 올림픽 메달 수여식 하는 것 같네. 」
「 BehindTheScene : 마지막까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구나. 너희 때문에 꿈을 잃고 날개를 꺾인 그 수많은 피해자들에게 사과해라! 」
-타닥. 타닥.-
이것이 내 쓰레기 같은 감정을 토해내는 마지막 순간이라고 생각하니 타자 위에 손가락은 이전과 다르게 더 빨리 춤을 췄다.
-타닥. 타닥. 타닥. 타닥. 타닥. 타닥.-
타자기 위에 가랑비처럼 내리던 빗소리는 점점 더 그 소리가 강렬해지며 화면에는 내가 쓴 악플들이 호우가 되어 쏟아져 내렸다.
「 BehindTheScene님이 강퇴당하셨습니다. 」
“어? 뭐야? 갑자기 왜 이래?”
아무리 타자를 치려고 해도 강퇴를 당하고 나자 더 이상 그 어떤 글을 쓸 수도 없게 되었다.
“아씨...”
그러나, 더 이상 글을 남길 수 없음에도 프로그램의 마지막은 봐야만 했다. 내가 응원했던 출연진들은 싹 다 중간에 물갈이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그들이 마지막까지 똥을 싸질러놓은 그 결과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아... 제발. 빨리 좀 돼라.”
마음이 급해지니 헛손질이 점점 더 많아졌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는 TV와 핸드폰, 노트북 먹통이 된 듯 쉽게 들어가지지 않았다.
-깜빡깜빡-
-흔들흔들-
“어... 뭐야? 왜... 왜 이래...”
갑자기 집안의 물건들이 조금씩 흔들리며 전기가 불안정해지며 온 집안의 불들일 깜빡였다. 1분이 채 되지 않는 진동과 불안함이었지만 그 폭발을 느낀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지이이이이잉.-
「 긴급 안내 문자. 상하이에서 일어난 대폭발로 인해 일시적인 정전과 지진현상이 있습니다. 」
상하이라면 지금 여신의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는 그곳이었다. 계속해서 방송은 들어가지지 않았고 그 마지막 장면을 두고 새까만 화면을 하염없이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멸망의 여신들 _ 웹소설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