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의 여신들

4화. 빅뱅 下

by 심색필 SSF

-지이이이이잉.-


「 긴급 안내 문자. 현재 상하이 일대에서 지속적인 대폭발로 인해 후폭풍이 예상되니 최대한 외출을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


-지이이이이잉.-


「 긴급 안내 문자. 1시간 내로 메가스톰 급 폭풍이 한반도로 도달예정이니 외출을 한 인원은 최대한 가까운 실내로 대피하기를 권고합니다. 」


-지이이이이잉.-

-지이이이이잉.-

-지이이이이잉.-


여름철 더위나 겨울철 추위 따위로 진동이 울리던 긴급안내문자가 이렇게까지 동시 다발적으로 수많은 문자를 보낸 적은 처음이었다. 영화에서나 보았던 그런 기후변화로 인한 대멸망의 현장을 두 눈으로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 현재 상하이 상황. 」


불안한 마음에 반사적으로 핸드폰을 열어 동영상 플랫폼을 들어가자 조금 전까지만 해도 보이지 않던 수많은 영상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뭐야... 이게...”


밤하늘을 낮으로 만들 만큼 강렬한 빛하나가 도시 전체를 밝히고 있었다. 상해가 아닌 훨씬 더 먼 곳에서 찍은 듯한 영상이었다. 영상의 출처와 위치를 파악할 수 없었지만 한눈에 봐도 엄청난 거리임은 확실했다.

-삐이이이잉.-


하늘 위에 올라온 그 강렬한 빛은 갑자기 세상을 하얗게 만들었고 그 폭발의 여파가 카메라에까지 도달했다. 촬영을 하던 사람도 폭풍과 같은 바람에 간신히 몸을 건물 뒤로 숨기며 목숨을 보존했다. 촬영자의 주변에는 뿌리 째 뽑힌 나무들이 폭발의 태풍에 날아가고 있었다.


“저러면... 태풍까지...”


우주에 닿을 정도로 높이 올라온 폭발의 여파는 주변에 거대한 태풍을 만들고 있었다. 한 번 몰아치기 시작한 바람은 점점 더 빠르고 거세게 주변으로 퍼져나가며 바람이 닿는 모든 곳은 초토화가 되어가기 시작했다.

-띵동!-


“깜짝이야!”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 힘든 그 영상들에 몰입하던 그때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 이 난리통에도 염병할 치킨은 약속을 지킨다며 그 배달시간을 칼같이 지켜내고 있었다.


“와... 이런 사람들만 세상에 있었으면 화딱지가 날 일이 없는데...”


-끼이이익.-


“배달입니다.”

“네. 감사합니다.”

“저... 죄송하지만... 안에 좀 들어가도 될까요?”

“네?”


헬멧을 쓰고 있는 배달원은 내게 집에 들어와도 되냐면서 대뜸 핸드폰을 들이밀었다.


「 긴급 안내 문자. 태풍주의보. 외부활동을 하고 있는 분들은 즉시 실내로 들어가 몸을 피하시길 바랍니다. 」

당황스러웠지만 이 동네는 개인주택들이 몰려있는 집안이라 따로 들어갈 수 있는 피신처 따위는 없는 동네였다. 아무도 없는 집에 누군가를 들인다는 것은 그렇게 바람직한 상황도 원하는 상황도 아니었다. 심지어, 치킨배달원을 집으로 들인다는 것은 더더욱.


-지이이이이잉.-


「 긴급 안내 문자. 10분 뒤 메가톤급 태풍이 한반도에 착륙할 예정이니 모든 창문을 닫고 가급적 외부와 단절된 곳으로 몸을 피신하길 바랍니다. 」


또 한 번 긴급 안내문자가 왔고 나는 어쩔 수 없이 치킨 배달원을 집으로 들여보내주었다. 당장에 밖에 있다가 태풍으로 이 사람이 쓸려나간다 나 또한 꽤나 크 죄책감에 휩싸일 것 같았다.


“들어오세요.”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키도 작고 작은 체구의 배달원은 집으로 들어오고 나서도 헬멧을 벗지 않았다. 무슨 외계인이랑 같이 있는 것 같았지만 어차피 금방 나갈 사람이라 먼저 말을 거지도 다른 친절을 베풀지도 않았다.


“여기에 앉아있으면 되나요?”

“네. 그렇게 하세요.”


평상시 길바닥에서 큰 배기음과 시끄러운 노랫소리를 트는 오토바이를 몰며 배달을 하는 문신쟁이 친구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그런데 오토바이는 안 가지고 들어와도 돼요? 밖에 태풍 불면 날아가는 거 아닌가?”

“아. 맞다.”


살짝 어리숙한 듯 한 배달원이 다시 밖으로 나가려 하는 그때 둘의 핸드폰으로 시끄러운 경고음과 함께 또 한 번 긴급문자가 날아왔다.


-지이이이이잉.-


Firefly_A 20-something Korean female model being photographed in a studio 398399 (2).jpg

멸망의 여신들 _ 웹소설 링크

https://novel.munpia.com/487401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멸망의 여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