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_하루의 단어
자신을 용서하기가 왜 이리 어려울까.
내게 잘못했던 수많은 타인을 용서했다. 그냥 넘어간 경우도 많았다. 그게 제일 쉬우니까. 이 사람이 행한 잘못은 이 사람이 그만큼 부족하기에 저지른 거로 생각하며 흘려보냈다. 진심으로 본인의 잘못을 뉘우치며 사과와 용서를 구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사람은 항상 소중하다. 현명한 사람이라고도 믿는다. 솔직한 사과는 나의 잘못을 돌아보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야지만 성립한다. 잘못을 직시하는 과정은 부족함을 마주하기에 고통스럽고, 힘겹다.
내가 나에게 저지른 잘못은 어찌 용서해야 할까. 유독 내가 나에게 한 잘못은 그냥 흘려보내기 어려웠다. 사소한 잘못일수록 그러했다. 오늘까지 끝내야 하는데, 잠깐의 안식과 안도라는 핑계에 눈을 돌리거나 내일의 내가 해줄 거라는 흔한 맹신에 자잘한 잘못을 하루에도 쌓아갔다. 정작 내일의 나는 그 잘못을 용서하지 않았는데도, 같은 잘못을 반복하고 또 되풀이하며 내가 나를 용서하지 못하게 하였다.
사람은 자신의 잘못에 맹목적이란 말이 있다. 나 또한 그렇다. 내가 나에게 저지른 잘못은 다른 잘못과 같은 바구니에 담지 않고 별도의, 구멍이 크게 뚫려 넣을 때마다 바닥으로 떨어지는 바구니에 담곤 한다. 바닥에 쌓인 사소한 잘못이 발목까지 찼을 때 그제야 인식하게 된다. 바구니 안으로 다시 주워 담을 순 없다. 잘못 하나를 확실하게 손으로 잡고, 먼지를 털어내어 해결해야 한다. 대상을 명확히 인지해야 용서할 수 있다.
나의 나를 향한 잘못을 모조리 쓸어버릴 순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무의식중에 행하는 잘못이 있으며,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있다. 내 잘못을 용서하는 방법은 포용뿐이다. 나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며, 흔하디흔한 사람이고, 치명적인 잘못이 아니라면 그저 인간이기에 저지르는 잘못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강박적으로 받아들일수록 해소는 멀어진다. 받아들이고 감수하여야 한다. 오늘 열 걸음을 걸어야 했으나 아예 걷지 않은 잘못을 저질렀다면, 내일이라도 한 걸음을 걷자. 타협이 용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