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_하루의 단어
오롯한 혼자로 거듭나고 싶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타인과 관계를 맺고,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상호작용 속에서 본인의 가치를 찾는다. 물론 오롯한 혼자로 자립하여 강력한 자기 확신으로 버티는 사람도 있다. 부러울 따름이다. 나는 그토록 오롯한 혼자를 바라왔으나, 아직도 타인의 확언을 필요로 한다.
지독히도 바빴던 직장을 잠시 떠난 요즘 평온을 찾았다. 물론 일은 적게나마 하고 있다. 과거 직장에서 했던 것들. 무거운 책임감에 항상 짓눌렀다. 최면에 가까운 자기 확신이 없으면, 타인의 지지나 인정을 몹시도 갈망했다. 그래야 앞으로 나아갈 자신이 생겼다.
요즘 하는 일은 반대로 타인의 지지나 버팀이 그렇게 필요하지 않다. 조금은 있어도, 나 혼자 꾸역꾸역 해낼 수 있다. 과거 직장의 일에 비하면 내가 다 할 수 있을 사이즈의 일이 많다. 한두 명과 작게 팀을 꾸j8리긴 했지만 크게 필요가 없다. 간단히 의견을 묻는 정도일까.
그래선지 혼자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요즘 하는 일은 혼자의 확신과 자신대로 해도, 문제가 없다. 그만큼 일이 쉬워졌는데도 불안은 과거보다 더 심했다. 이게 맞을까. 이렇게만 해도 될 것 같은데. 너무 간단한 거여서 더 주저했다. 전에 맡았던 육중한 책임감의 업무에선 한 번도 느끼지 못했던 여유로움은 되레 더 큰 불안을 일으켰다. 쉽지만. 나 혼자 책임지고, 나한테만 영향을 미치고, 나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일이라니.
이 한심한 과정은 나는 아직 오롯한 혼자가 되지 못했음을 뼈저리게 느끼게 했다. 나 자신만의 확신이 약했다. 툭툭 타인과 대화를 나누며, 그리 큰 도움은 되지 않더라도,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확언이 있었다. 나는 틀리지 않았다는. 단단한 시멘트 다리를 두들기고 건너는 꼴이었지만, 내게 그 과정이 꼭 필요했음을 이젠 알겠다.
가끔 오롯한 혼자로 우뚝 선 사람을 만난다. 물론 겉으로만 꾸며낸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이 부럽다. 홀로 서기 위해선 얼마만큼의 자기 세뇌와 확신이 필요할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나는 이런 사람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