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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살이궁리소 Jun 10. 2016

농업창업 A to Z 프로젝트

일본 귀농 이야기-3

눈높이 농업교육부터 경영·자금계획까지 도움

창업 땐 농기계 보조·빈집 리모델링 비용 지원도

실제 농업인처럼 특정품목 정해… 농장 경영하고 지역 농가와 교류

국내도 일본 같은 방식 도입 필요


일본 오이타현 분고오노시 인큐베이션 팜에서 2년 과정의 연수를 받고 있는 쿠로카와씨 부부(왼쪽 첫번째, 두번째)와 코이데씨 부부

회사원 출신인 쿠로카와 씨(41)는 예비 귀농인 체류형 연수시설인 ‘인큐베이션 팜’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아예 농업으로 직업을 전환한 경우다. 


당초에는 농사를 지을 생각이 아니라 두 살 된 아이에게 고향을 만들어주기 위해 농촌으로 이주해 살면서 도시로 출근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상담 중에 농업을 직업으로 삼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귀농지로 오이타현 분고오노시를 선택한 것은 자신의 고향이 이곳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기왕이면 자신이 자랐던 고장에서 아이가 컸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는 분고오노시 인큐베이션 팜의 2년 연수과정을 마친 뒤 60a(약 1800평) 규모의 피망 시설재배를 통해 연간 2000만 엔(2억 원) 정도의 소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업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는 초보지만 연수를 통해 5~10년 후 농업 최고경영자(CEO)가 되겠다는 꿈을 갖게 됐다. 


쿠로카와 씨 부부는 귀농에 대한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현해 인큐베이션 팜의 까다로운 연수생 선발과정을 통과했다. 


인큐베이션 팜은 연수를 받고 싶어 하는 희망자에 대해 3~7일 동안 단기연수 과정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농업·농촌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나 환상을 걷어내는 것이다. 


이후 매년 10월 연수생 선발 심사를 하는데, 단기연수 기간 중의 태도나 의지, 건강 상태, 지역과 융화할 수 있는 품성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한다. 


귀농·귀촌을 원하는 도시민이라면 거의 조건 없이 받아들이는 국내 지자체들과는 대조적이다. 


인큐베이션 팜의 연수 과정은 농업기술, 영농 장부 작성법, 농기계 사용법, 농업제도와 정책, 농업·농촌 이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초보자의 눈높이에서 시작해 수료와 동시에 창업이 가능하도록 프로그램이 짜여 있다. 


쿠로카와 씨 부부가 연수 과정에 참여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단지 농업기술을 배우는 것뿐 아니라 경영·자금 계획 수립을 도와주거나 주거·농지를 알선해주는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연수 1년차인 쿠로카와씨 부부

연수 종료 후 창업 때에는 비닐하우스·농기계 보조, 빈집 리모델링비나 빈집 구입비 보조도 받을 수 있다. 


또 다른 연수생 코이데 씨(35) 부부는 쿠로카와 씨와 달리 삶의 방식을 전환하기 위해 귀농을 선택한 경우다. 부부는 삭막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생활하고 싶었다. 


특히 지역민과의 교류에 관심이 많았는데, 연수 과정에 농촌사회에 대한 이해 교과목이나 지역행사 참석 등이 포함돼 있어 마음에 들었다. 


시골생활의 사회적 고립감과 외로움을 생각해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코이데 씨 부부는 고개를 저었다. 선배 기수들과의 모임에도 참여하고 지역민들과 잘 지내다 보면 도시생활의 대중 속 고독보다는 오히려 더 풍요로운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했다. 연수는 자신의 농장을 운영하는 방식이라 행사 참석이 자유롭고 연수기관에서도 적극 권장한다는 것이다. 


사실 코이데 씨는 인큐베이션 팜에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농부는 휴일이 없고 새벽부터 밤까지 일해야 한다는 생각에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막상 연수를 받으며 생활해보니 자신이 자율적으로 시간을 조절할 수 있어 오히려 더 편했다. 


우리나라도 일부 지자체에서 2년 과정의 체류형 귀농센터를 운영 중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귀농센터 내에서 여러 교육을 진행하는데다 영농 실습도 다양한 품목을 다루는 백화점식이다. 


3개월 이내의 교육이라면 이런 방식을 통해 귀농 지역과 품목을 결정하도록 하면 되지만, 장기체류형 센터에서는 인큐베이션 팜 같은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실제 농업인처럼 특정 품목을 정해 자신의 농장을 경영하며 소득을 올리고 지역 농가와도 교류하도록 하는 것이다. 별도의 생활비 지원이 없고, 농지나 농가 알선 등의 체계도 미흡한 국내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https://www.facebook.com/dudu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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