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소 팝콘으로 극장가 정복 꿈꾸는 귀향 9년 차 이장 농부
국내 팝콘 시장 규모는 약 3,615억 원으로, 이중 90%가 영화관에서 소비되고 있다. 봉지 팝콘의 90% 이상은 원료곡인 옥수수를 전량 수입하고 있는 실정. 원인은 국산 원료가 5배 이상 비싸기 때문이다. 극장용 국산 팝콘 연간 시장 규모는 1,069억으로 추정되는데 원료곡을 국산으로 대체한다면 필요 생산량은 연간 1,645톤이고 이를 위한 재배 면적은 414ha 농가 조수익은 82억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이 큰 시장에 귀향 9년 차의 마을 이장이 효소 팝콘 특허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주인공은 충주 내포 긴들 마을의 이장 손병용 씨(47세). 그는 37세 되던 2008년에 농식품부의 4개월 합숙 귀농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고향마을로 귀향했다.
2010년에 농식품부의 후계농업경영인에 선정되어 사과 과수원 5,000평을 조성하면서 본격적으로 농부가 되었다. 마을의 베테랑 사과 농부들에게 배운 기술과 전국의 사과 명인을 찾아다니며 얻은 그의 사과 재배 비법은 전량 직거래 판매로 인정받고 있다.
2016년에는 추가로 우수 후계농으로 선정되어 과수원 옆에 붙어있는 토지를 추가로 구입했는데 이번에 효소 팝콘 생산지로 사용할 예정이다.
그동안 손씨는 자신의 농사 만이 아니고 2012년 마을 이장으로 선출되면서 고향 마을을 활력화 시키는데 커다란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가 귀향해 이장을 맡고 나서 이 마을은 팜스테이 마을, 마을 기업, 농촌체험 휴양 마을로 선정되거나 2017년에는 창조적 마을 만들기 권역 사업 마을로 선정되어 정부로부터 40억 사업비를 받아 쾌적하면서도 농촌다운 마을로 탈바꿈할 준비를 갖춰가고 있다.
2013년부터는 농식품부의 귀농, 귀촌 현장지도 교수로 위촉된 이래 꾸준히 후배 귀농인을 위한 멘토 역할과 마을로 귀농한 전입 인과 기존 지역 민간의 가교 역할도 하고 있는데, 작년 10월에는 정부로부터 '지역민과 귀농, 귀촌인이 함께하는 마을 공동사업 성공사례 공모전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활용하여 본인의 영농정착을 이루면서 공동체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마을을 활력화 시킨 우수한 사례이다.
특히 그가 개발한 효소 팝콘은 특허 출원과 함께 올해 농협에서 주관한 농식품 아이디어 경연 대회에서 상금 2천 만원의 대상을 차지하는 등 혁신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영화 관람객 수는 2억 1729명이고 이중 절반이 넘는 51.5%가 영화 관람 시 팝콘을 구매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농업기술 실용화재단의 설문조사 결과 영화관 팝콘이 수입산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가 71.8%에 이르고, 이중 73%가 국산 옥수수를 먹을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마침 국내 최대 영화상영관인 CGV나 농협 하나로 마트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손씨에게 주어진 과제는 현대적이고 충분한 생산 규모를 갖춘 설비의 구축과 지역 농업인들과 원료가 되는 옥수수를 충분히 생산하는 것이다.
대기업이나 수입 농산물을 대체하는 농업경영인, 주변 농가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부가가치를 올리고 2, 3차 산업을 통해 얻어진 이익이 1차 산업에 종사하는 지역의 농업인들에게도 합당하게 돌아가게 하는 농업경영인이 되는 것이 자신의 귀향 농부 철학이라는 손씨는 지역농업의 횃불이다.
필자가 지난 10여 년간 손병용 씨를 지켜보면서 그의 성공적 정착에는 몇 가지 특징을 엿볼 수 있는데,
- 귀농교육과정을 이수한 이후에도 서두르지 않고 사과 대학, 리더 교육, 가공 교육, 체험 지도사 등 꾸준하게 공부하고 준비했다는 점.
- 농업 후계자 자금, 농협 컨설팅, 농업기술센터의 재배 기술, 농기계 임대 은행 등 각 단계마다의 정부 정책을 잘 활용했다는 점.
- 어떻게 키울 것인가 못지않게 어떻게 팔 것인지를 시작단계부터 준비하고 노력했다는 점.
- 농사 지을 땅보다 그 땅위에서 농사 지어온 마을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겸손하게 깃들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