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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살이궁리소 Sep 26. 2018

농대생이 개발한 강사전용 배도라지즙

정부가 청년농부들을 집중 지원하는 농대영농창업과정 재학

창업 두 달 만에 매출 1,000만 원을 돌파한 그는 현재 1일 매출 100만 원을 넘어서고 있다. 주인공은 이미 4년제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다시 농대로 진학한 김기태(남 27세) 씨. 그는 대학 졸업 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지역에 있는 농업계 전문대학으로 다시 진학해 현재 2학년에 재학 중이다.  부친은 배농사 경력 25년의 베테랑 농업인. 하지만 배 농사도 농산물 시장 개방이 확대되면서 수입과일이 증가하고 생산비는 날로 높아지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다른 일을 하겠다고 농과대학이 아닌 일반대학을 다녔고 전공분야로 직장생활까지 하던 그가 다시 농대생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땅만 바라보고 농事짓는 시대에서 시장 바라보고 농業하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
부친의 농事(일)에 경영과 마케팅을 접목하여 농業(업)으로 삼겠다는 김기태 (27) 군

"키울 생각만 하고 팔 생각은 남에게 미뤄서는 지금의 상황이 개선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공산품은 생산자가 가격을 매기는데 농산물은 전혀 그렇지 못하더라고요

그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면서 오히려 농업에 관심이 생겼다고 한다.
하지만 농업을 모르는 상태에서 학문적으로 배운 경영 지식의 사이에는 메꾸기 어려운 간극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고민하던 중 정부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농대 영농창업과정'이라는 프로그램을 지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진학을 결심하게 되었다.

농대 영농창업과정은 현장실습 위주 교육으로 농식품부가 전국 5개 농대에 지원하고 있다

'농대 영농창업과정'은 졸업 후 농업을 창업할 학생을 선발하여 실습과 견학에 소요되는 비용을 전액 국비로 지원한다. 또한 군 면제가 되는 산업기능요원이나 2030 세대에게 3년간 매월 최대 100만 원씩 지급하는 청년농업인 영농정착 지원 사업과 후계농 선정은 물론 국비장학금에도 가점이 가장 크다.  지난 학기에도 그는 국가 장학금 250만 원 수혜자로 선정되어 부모에게 경제적 부담을 지우지 않고 한 학기를 마쳤다.


본인이 희망하는 국내외 농산업체에서 한 학기 동안 실습학기제를 통해 실무능력을 키운다

특히 전체 4학기 중 2학년 1학기는 국내외 선도 농산업 경영체에서 실습학기제로 진행되는데 마찬가지로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지난 1월에는 동기생 전원과 5박 6일 동안 일본 농산업 현장 연수를 다녀 오기도 했다. 이 중 3명의 학생은 일본에서 실습학기제로 연결되어 연수비는 물론이고 현지 생활비까지 전액 국비로 지원받았다.

일본 연수 중 동경에서도 가장 번화가인  긴자 거리의 유명 농산물 매장인 센비키야를 방문

그는 2학년 재학 중인 금년 여름방학에 드디어 대학 인근에 사무실을 열고 창업을 했다. 수업 시간 중에 가상 마켓을 운영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담당  교수님이 부스를 방문해 한 말씀해주신 것이 창업을 앞당긴 계기가 되었다.

전 국민에게 팔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타깃을 명확히 해라. 기존의 시장에서 경쟁하지 말고 새로운 장르를 열 수 있어야 한다

학우들과 토론을 하면서 생각해 낸 것이  '강사전용 도라지 배즙'이다. 강사와 같이 목을 많이 사용하거나 기관지가 약한 소비자가 대상이다. 타깃이 명확한 상품을 만들어 확실한 가치를 제공하는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어 낸 것이다. 방향이 정해지자 품질을 최적화 시키는 연구와 궁리를 통해 기존의 중탕 방식이 아닌 착즙방식에 성공하게 되었다. 

국내 최초 강사 전용 도라지 배즙의 탄생은 연구실 토론회에서 젊은 농대생들의 아이디어

중탕 방식이란 많은 양의 배즙 생산과 단맛을 내기 위해 배 자체에 열을 가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영양소의 파괴를 피할 수 없다. 한편 착즙방식은 배를 저온 살균하여 즙을 짜내는 방식인데 원료인 배 자체가 좋은 배가 아닐 경우 단맛이 적거나 즙의 양이 적기 때문에 어렵다. 

이때 그에게 가장 큰 응원군이 된 것은 다시 아버지였다. 베테랑 농부인 그의 부친이 키워내는 성환배는 이미 생과로서는 높은 명성을 얻고 있었다.


착즙방식은 배를 저온 살균하여 즙을 짜내는 방식이므로 원료인 배 자체가 좋아야 한다

농장이 소재한 성환 (충남 천안) 지역의 황토 토질과 기후적 특성은  배 생산에 적합해 오래전부터 '성환배'는 유명하다. 하지만, 농산물은 작물의 상태나 밭의 위치에 따라 당도와 품질이 다르다. 그래서 수년 전부터 억대가 넘는 비파괴 당도 검사 체제를 도입하여 일정한 당도 이상이 된 것만 출하하고 있다. 이 선별과정을 통과한 배만 사용하게 되므로 향료나 설탕, 조미료는 일체 사용하지 않고 첨가물 제로의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비파괴 당도선별된 상품만 출하하고 등급 외는 퇴비로 만들어 과수원에 환원한다

게다가 전량 GAP 인증을 받고 있는데 GAP는 생산에서 수확후 관리까지의 전 과정에 걸쳐 잔류농약 등 화학적인 안전성은 물론 위생적으로도 안전한 것을 정부에서 인증해 주고 있는 제도이다. 한편 그는 농산물의 원재료의 형태가 가공을 통해 바뀐 경우 소비자들은 들어보지 못한 브랜드나 모르는 사람이 만든 것에 불안을 느낀다고 생각하고 가공은 HACCP(식품안전 관리인증 기준) 시설을 갖춘 전문 업체에서 OEM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가공은 HACCP 인증을 받은 전문업체에서 OEM방식으로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생산한다

이런 방식으로 그가 생산하는 것은 강사전용 도라지 배즙 이외에도 일반 도라지 배즙이나 사과 즙, 양배추즙까지 4종의 제품군을 이루고 있다. 그의 제품들은 주요 온라인 마켓에 소개되면서 7, 8월 두 달 동안에 매출 천만 원을 넘어서고 있기도 하다. 현재는 농업회사법인 하나를 설립하고 종업원까지 두고 어엿한 대학생 사장님이 되었다.   




강사전용 도라지 배즙은 100% 국산 농산물로 만들어졌다 (배95% 도라지 2.5% 생강2.5%) 


※ 농대 영농창업과정

수년 전부터 국내 주요 농업전문대학에는 이미 대학을 졸업했거나 사회생활을 경험한 2030세대의 입학문의가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도시에서의 취업난도 있겠지만, '욜로 YOLO' (‘인생은 한 번뿐이다’를 뜻하는 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여 소비하는 태도), '워라밸' (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생활이 조화롭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로 표현되는 젊은이들의 살아가는 방식의 선택이기도 하다.

2030젊은이들의 농촌에서 농부로 살아가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응해서 정부에서도 '후계농업경영인 육성사업' '농식품 펀드' '전문 인력 채용 지원 사업' '농지은행 사업' '선도농가 실습지원' '청년농업인 영농정착 지원 사업'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 중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것이 '농대 영농정착 과정'이다. 이 과정은 전국의 5개 대학 (연암대, 충남대, 전남대, 전북대, 경북대)을 농식품부에서 지정하고 대학 당 약 30명 정원으로 집중하고 있는데 이 중 연암대학은 2년제 전문대학 전문학사 과정이고 나머지 4개 대학은 4년제 학사 과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https://oknongup.modoo.at 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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