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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은 ‘사회적 이민’

단계별 준비과정. 정착까지 3년정도 여유 갖고 차근차근 진행

by 시골살이궁리소

귀농·귀촌은 ‘사회적 이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민을 하루아침에 준비할 순 없겠지요? 귀농·귀촌은 전체적인 큰 그림을 갖고 단계별로 차근차근 준비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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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귀농·귀촌 준비, 어떤 순서로 할까?

답:‘교육 가족 동의 소득원 정하기 지역 선정농지·주택 구하기’의 순서를 권하지만, 실제로는 이 과정들이 상호 연관돼 이뤄지기도 한다. 그중 필수적인 과정은 ‘교육’이다. 정부가 귀농교육 100시간 이수를 귀농창업자금 신청자격으로 정했을 만큼 교육은 중요하다.


교육을 받으면 언제, 어디로, 어떻게 귀농할 것인가를 보다 명확하게 결정할 수 있다. 지역 등 한번 정하면 바꾸기 어려운 요소를 어떻게 결정하느냐가 시골살이의 성패를 가름한다.  


어느 정도 방향이 결정됐다면 가족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우선은 주도자가 차분하게 단계별로 준비를 해가며 배우자도 할 수 있는 일을 고려해 설득한다. 그 다음 단계는 소득원의 결정이다.


소득원은 자신의 경제적 기반이나 나이·적성 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현실적으로 귀농인은 대규모 농업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소규모이면서도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나만의 ‘가치의 농업’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런 다음 지역을 정하는데, 자신이 소득원으로 택한 분야(또는 작목)가 특화됐거나 경쟁력을 갖는 지역을 우선적으로 검토한다. 그래야 주변 농가로부터 기술이나 장비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지자체의 지원을 받기도 수월하다.


거꾸로 이미 지역을 결정했다면 해당 지역의 특화 작목을 우선적으로 검토하면 좋다. 농지나 주택은 적어도 귀농 후 1년은 지난 다음에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년 정도 동네일을 다니다 보면 농사기술도 배우고 인맥도 형성돼 자신에게 맞는 농지나 토지를 구할 수 있는 안목과 정보가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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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준비 기간은 얼마나 잡아야 할까?

답: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정착기까지 3년 정도 여유 있게 준비하면 좋다. 작목과 지역 선정을 위한 탐색과정 1년, 가족 동의 및 이주 예정지 기반마련 1년, 그리고 귀농 후 정착과정 1년이다.


그러나 완벽하게 준비한 뒤 귀농·귀촌을 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처음 2년 동안 관심 지역의 농업기술센터나 귀농인협의회를 방문해 충분한 상담과 검토를 거치는 등 7부 능선까지 올라간 시점에서 귀농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를 권한다. 산 정상까지 올라가 모든 걸 확인하고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7부 능선까지 오르지도 않고 결정하는 사람은 도시로 다시 돌아오거나, 빈 수레를 끌고 막다른 골목에서 나아가지도 못하고 물러서지도 못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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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도시에서 미리 준비해둘 것이 있다면?

답:자신의 ‘팬’을 확보하는 것이다. ‘가치의 농업’은 누군가에게 그 가치를 알릴 때에만 비로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귀농해서 전통엿을 만들겠다는 결론을 내렸다면 그때부터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만들어 관련 자료를 모으고 자신의 생각을 소개하며 팬을 확보하는 것이 지혜롭다.


그러다 언젠가 전통엿을 만들게 되면 지금까지의 팬들은 충성도 높은 고객이 된다. 그러나 귀농·귀촌 이후 팔기 위해 홍보를 시작한다면 여력도 부족하지만 그저 여러 엿장수 중 한명에 머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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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헌 교수 [천안연암대학 친환경원예과 교수/시골살이궁리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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