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주민들과 가까워지는 방법은?
답 : 농촌마을은 크게 대동계 노인회, 부녀회로 구성되어 있다. 대동계는 마을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는 매년 1회 연말 또는 정월 보름에 개최된다. 대동계에서는 마을의 수입, 지출과 결산 및 중요사항을 결정하는데 이장 선출도 대동계에서 이루어진다. 대동계는 동리계, 동네계라고도 하는데 마을의 복리증진과 상호부조를 위하여 공유재산을 관리하고 길·흉사와 공동작업이나 행사를 같이 하고 마을 구성원들을 결속시키는 자치 조직이다.
회원은 마을의 전체 가구가 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데, 이사 온 주민은 정해진 기금을 내고 대동회에서 결정하면 회원이 된다. 그 외에 노인회가 있는데 65세 이상이 가입할 수 있으나 요즘은 75세 이상이나 되어야 노인회에 나갈 정도이다. 마을의 중요한 조직 중의 하나는 부녀회이다. 부녀회는 동네 대소사 때 취사를 전담하거나 예전에는 마을 가게를 운영하기도 했다. 귀농·귀촌해서 부녀회 등을 통해 얼마나 마을 여성들과 융화할 수 있느냐가 정착에 중요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
마을에는 이장과 반장, 노인회장, 부녀회장, 청년회장, 새마을지도자, 개발위원 등이 있으며 이들을 중심으로 마을 임원회의가 구성되어 마을의 중요한 일들을 논의하는데, 대부분은 이장이 행정관서와의 공식적인 중간 역할을 한다. 따라서 귀농·귀촌하면 먼저 이장을 찾아가 자신의 전입 사실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마을조직(반회, 노인회, 부녀회...)의 가입비는 마을마다 금액의 차이가 10만 원~200만 원까지 매우 크다. 이점이 귀농인들이 가장 이해하기 힘든 부분 중 하나이며 이로 인한 갈등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가입비를 부담하면 수백 년간 형성된 마을의 유. 무형 자산에 대한 사용 및 공동 소유권을 갖게 됨을 의미한다. 마을 상수도를 운영하는 마을은 상수도 가입비가 별도이다.
답 : 대동계는 1년에 한 번 열리는데 이와는 별도로 마을에서는 대동계에 적립된 기금이나 이자로 관광버스를 대여하여 단체로 관광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이때 마을의 유지나 새로 전입되어 온 사람 중에 그럴만한 입장에 있는 사람이나 출향 자녀 중에 유력한 자손들은 별도의 기부를 하기도 한다. 그럴만한 사람의 기준은 대부분 본인이 마을에 와서 말하고 행동한 것에 걸맞은 정도이지 않나 싶다. 이외에도 연중 2~3회의 도로변 풀 깎기에도 참석해야 하는데 불가피한 경우는 음료나 다과 등의 정성을 보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대체하는 것이 자주 있어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공동의 일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여 같이 땀을 흘리는 것만큼 친해지는 방법은 없다.
면 단위로는 1년에 한 번 대개 가을경에 면민의 날이 열리는데 주로 동네 단위별로 셔츠를 맞춰 입고 체육대회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외에 마을마다 다르겠지만 상조회가 있기도 하다. 농촌에서는 상여를 매거나 상례를 치르는 것도 마을조직에서 도맡아 해오는 일 중 하나이다. 상례가 끝나고 나면 상을 치른 상주는 마을 대동계에 일정한 돈을 기부하게 되는 방식이다. 귀농·귀촌하면 마을조직에 들어가 빠지지 않고 활동하는 것이 마을의 일원이 되는 지름길이다.
귀농초기 아직은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하지 않아 여유가 있을 때 읍, 면 단위에서 수시로 실시하는 인구조사, 노인 실태조사, 사업체조사, 농어촌 주거실태 등 각종 조사 업무에 지원하여 조사요원으로 활동하는 것도 약간의 수당과 함께 마을 사람들을 공식적으로 만나며 신뢰를 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마을 이장을 통하거나 직접 읍, 면사무소 총무계로 문의하면 된다. 좀 더 적극적으로 마을의 총무, 부녀회 총무, 노인회 총무와 읍면단위 모임의 총무 역할을 자임하거나, 의용소방대 (남, 여), 자율방범대, 엄마순찰대, 적십자봉사회 등 각종 봉사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하게 되면 많은 도움이 된다.
이런 활동을 통해 농촌 공동체가 수많은 사람들의 봉사와 희생을 바탕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알게 되는 계기도 된다. 충남 당진에서 이장을 맡고 있는 귀농인 출신의 유재석 씨는 ‘농촌의 인심과 품앗이 문화, 상조 문화 등은 엄밀한 의미에서 농경사회에서 생존을 위해 선택한 방법이지 차원 높은 윤리의식이나 도덕성에 기반한 것이 아니다’며 귀농인들이 처음에는 아침과 저녁이 다른 농촌 인심에 당황하기도 할 정도로 낯선 농촌생활과 문화가 불합리해 보일 수 있지만, 이런 활동을 통해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으며 마을에 적응하는 기간을 몇 년이나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답 : 이사 전이나 직후 마을 이장과 이웃들을 직접 찾아가 반드시 인사를 한다. 하지만 이사하고 나면 미처 인사할 새도 없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기도 하고, 한두 번 찾아갔다고 하더라도 대개는 논밭에서 작업을 하느라 집에 없고 저녁에는 일찍 불이 꺼지므로 만나보기가 어렵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 입장에서는 몇 가구도 안 되는 작은 마을에 낯선 사람이 이사를 왔다면 여간 궁금한 일이 아니다. 마을은 가구 수로 보아 대략 20~30가구에 불과하므로 가족들의 사진과 이름이 새겨진 카드나 프린트를 빈집 마루에다도 놓고 온다면 마을 사람들의 궁금증을 단박에 풀어 줄 수 있고 오해를 받을 일도 없다. 이때 유인물만 돌리기가 멋쩍을 것이므로 수건이라도 정성껏 포장해서 드린다면 훨씬 자연스러울 수 있다.
웬 수건이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수건을 돌리러 가는 골목길이나 우리 밭으로 가는 길은 지금도 그분 소유로 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농촌은 도시와 지불방식이 다르다는 점도 이해하자. 그 외에도 조촐하게 집들이를 하거나 동네 사람 농사일을 거들면서 농작업을 경험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역 내 선배 귀농인들과 교류하는 것도 좋지만 귀농인끼리만 어울리다 보면 스스로 고립의 길을 자초하게 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SNS 등은 농촌으로 이주해서 상당기간은 사회적 욕구를 해결하는데 있어 좋은 수단이기는 하지만 마을에서 일어나는 갈등이나 부끄러운 점을 비난하듯이 SNS 등에 올리지 않도록 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