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종기·수확기 구입 땐 토질에 맞는 기종을
농사일에 필요한 농기계부터 집을 관리하는 데 필요한 공구까지 시골생활에는 갖춰야 할 도구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무턱대고 샀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또 굳이 사지 않고 주변에서 빌려 쓸 수 있는 도구들도 있지요. 어떤 도구를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지 알아봅니다.
가끔 쓰는 비싼 농기계는 임대사업 통해 빌려 쓰세요
지자체·농협서 대여… 농기계 교육도 참가
파종기·수확기 구입 땐 토질에 맞는 기종을
문 : 초보 귀농·귀촌인에게 필요한 농기계는?
답 : 농기계는 자신의 작목이나 영농 규모를 감안해 마련해야 한다. 특히 고가의 기계는 구매와 임대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감자를 캘 때 쓰는 굴취기나 목재파쇄기처럼 1년에 한두 번 사용하는 기계는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 빌리는 게 낫다.
그러나 시설원예를 하는 경우 자주 사용하는 소형 트랙터 정도는 구입해 두면 좋다. 마을에 몇 대 있다 하더라도 재배작물이 비슷해 원하는 시기에 트랙터를 빌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파종기나 수확기는 무턱대고 구입했다가는 토질에 맞지 않아 무용지물이 될 수 있으므로 마을 사람들이 사용하는 기종을 살펴본 뒤 선택한다.
고가의 농기계를 구입할 땐 정부 보조를 받는 것도 방법이다. 농기계 보조사업이 농가 부채의 원인으로 지적되면서 대폭 축소되기는 했지만, 최근 고령농업인·여성농업인의 수요가 늘고 귀농인이 증가하면서 지역에 따라서는 농기계 보조사업이 확대되고 있다. 마을 이장에게 문의하면 전동 분무기·수확기·파종기·관리기 등은 의외로 쉽게 지원받을 수 있다.
또 농기계에 사용하는 연료의 경우 면세유 혜택이 제공된다. 면세유를 받으려면 기계 및 시설 보유 현황과 경영 사실을 신고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문 : 농기계 임대는 어떻게 해야 하나?
답 :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실시하는 농기계 임대사업을 이용하면 된다. 이 사업은 크게 지자체의 ‘밭작물용 농기계 임대사업’과 농협의 ‘벼농사용 농기계은행사업’으로 구분된다.
지자체의 농기계 임대사업을 이용하려면 소정의 사용료를 내야 한다. 또 농업인 안전재해보험에 가입해야 하며, 미니 굴착기 등의 임대에는 자격증이 필요하다. 지자체에 따라 농업인 안전재해보험의 보험료를 전액 또는 일부 지원하기도 한다. 임대 가능한 농기계는 목재파쇄기·결속기·배토기·피복기·이앙기·살포기·쇄토기·스키로더·트랙터 부착용 쟁기·진압기·탈곡기·논두렁 조성기 등이다. 한편 각 도의 농업기술원에서는 농기계 합숙 교육을 실시하는데, 신청자가 많으므로 사전에 알아보도록 한다.
이밖에 마을 농가나 농기계 법인을 통해 빌리는 방법도 있다. 농가에게 빌리는 경우 면적당 작업 비용(660㎡당 5만~6만 원 선)을 지불하거나 품앗이 또는 술 한잔으로도 해결할 수 있다. 물론 이는 인간관계에 달려 있다.
문 : 집 안팎 관리에 필요한 공구는?
답 : 시골에서 생활하려면 농기계뿐 아니라 집수리나 관리를 위한 각종 공구도 필요하다. 읍내의 농자재마트나 농약 자재상에 가면 왼손잡이에게 필요한 낫까지 있을 정도로 다양한 제품을 갖춰 편리하다. 그러나 사실 귀농 초기에는 이웃에게 빌려 쓰는 경우가 많고, 자주 쓰지 않는 공구까지 모두 구입할 필요는 없다. 따라서 산 중턱 외딴곳에 집을 짓기보다는 마을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낫다. 또 농가주택이나 전원주택은 아파트와 달리 활동 반경이 넓고 수납공간이 흩어져 있다. 그러다 보니 정작 필요할 때 원하는 공구를 찾지 못하거나 녹슬어 못쓰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따라서 종류별로 지정된 장소를 정해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
그동안 여러분들의 성원과 조언 덕분으로 작년 3월부터 22회에 걸쳐 농민신문에 연재한 [귀농귀촌 상담소]를 이번 호로 마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4월부터는 동 신문에 [채상헌 교수의 일본 농촌 탐방기]를 시작합니다. 계속해서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채상헌 교수 <시골살이궁리所 대표·연암대학 친환경원예 계열 농산업 창업전공>
농민신문 기사 원문 : http://www.nongmin.com/article/ar_detail.htm?ar_id=262429&subMenu=dsearch&key=채상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