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일은 모르는 거니까....

문득 든 생각

by 서와란

오늘은 분리수거하는 날!!

음식물 쓰레기를 들고 1층으로 내려갔다.

쓰레기를 버릴 때면 늘 눈이 가는 한 공간이 있다.

우리 단지는 책과 신문을 따로 모아두는 공간이 있다. 그곳에 버려진 책들은 참 다양하다.

어린아이들이 읽는 동화책부터 만화책, 교과서, 영어 원서, 시험지 등등.

책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면서 이 공간을 왜 지나치지 못하는지 알 수 없지만 자주 들러 어떤 책들이 나왔는지 재미있는 책은 있는지 서점 들르듯 들른다.


오늘도 그 공간으로 눈이 갔고, 노란 표지들이 눈에 띈다. 너무 자연스럽게 쪼그려 앉아 무슨 책인가 펼쳐봤다.


공인중개사 1차, 2차, 기본서와 문제집들이다.

누군가가 야심 차게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준비했고, 책들을 사놓고 1차를 먼저 준비한 듯하다. 1차 기본서 한 권은 깔끔하지만 공부한 흔적이 보인다. 그러나 나머지는 모두 완전 새것처럼 보였다. 아마도 1차 준비하다가 그만두게 되어 미련 없이 모두 버린 듯하다.


왜 였을까?

'사람일은 모르는 거니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느새 십여 권 되는 책을 낑낑거리며 들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었다.

들고 온 책들을 식탁에 올려놓았는데 발견한 가족들은 한 마디씩 한다.

"갑자기 웬 공인중개사? 자격증 따게? 갑자기?"


그렇다.

난 한 번도 자격증 공부를 하겠노라 얘기 한 적이 없었고, 부동산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런 내가 그 많은 책들을 가지고 왔으니 신기할 만도 할 것이다.


"그냥 부동산을 너무 모르는 것 같아서 가끔 읽어보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가져와 봤어."

딱히 설명할 말이 없어 대충 둘러댔다.

책꽂이에 책들을 꽂아놓고 한 권을 꺼내 읽어보는데 뭔지 모를 자신감이 생겼다.


한때 자격증을 따 보겠다며 이것저것 알아보던 때가 있었다. 그중 하나가 공인중개사였는데 서점에서 책을 펼쳐 봄과 동시에 다시 닫았다. 너무 어렵게 느껴져서 그 이후로 전혀 공인중개사를 따 보겠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책을 넘겨보는데 이 정도면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며칠 책꽂이에 꽂혀있다가 다음 분리수거 일에 있었던 자리에 그대로 다시 가져다 놓을지도 모르겠지만 오늘 같은 맘이면 공부를 시작해 보고 싶어진다.

'사람일은 모르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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