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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림사 백일홍

by 김경래


장마 그치고도

그리움이 남았다면

보림사 백일홍을 보러 가시게


긴 머리 잘라 합장 하고도

석 달 열흘 삼성각 앞

붉은 꽃 지지 않으면


대웅전 마당 약수에

저녁 물빛 따라 떠도는

버들치 푸른 비늘 한 사발 떠

화끈거리는 발을 담그고


그래도 불두덩이 식지 않으면

석양 지는 피안의 일주문 밖

그리운 대로 사무치는 대로

그대로 그대로

살다 가시게


피는 게 뭐라고

지는 게 또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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