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경래 9시간전

보림사 백일홍


장마 그치고도

그리움이 남았다면

보림사 백일홍을 보러 가시게


머리 잘라 합장 하고도

석 달 열흘 삼성각 앞

붉은 꽃 지지 않으면

대웅전 마당 약수에

저녁의 물빛을 따라 떠도는

버들치 푸른 비늘 한 사발 떠

화끈거리는 발을 담그고


그래도 불두덩이 식지 않으면

석양 지는 피안의 일주문 밖

그리운 대로 사무치는 대로

그대로 그대로

살다 가시게


피는 게 뭐라고

지는 게 또 뭐라고



작가의 이전글 늙은 사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