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구독자가 400명이 넘었네요. 얼굴 하나 드러내지 않고 쓰는 글인데도 구독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댓글은 알림이 뜨자마자 득달같이 달려가 읽고 있습니다. 저에게 과분한 응원들 보내주셔서 참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제 브런치를 구독해주시는 여러분들께 한 가지 알려드릴 사항이 있다면 바로 직장에서 짤린(?) 겁니다! 하하하. 정확히는 코로나 19로 인한 사업장 감소로 인한 계약만료 되겠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직격탄을 맞은 산업이 바로 항공업, 여행업이죠. 저도 피해 갈 수 없었네요.
공항, 참 힘들고 부담스러운 직장입니다. 실수 한 번에 항공사 이미지가 실추되기도 하고 금전적인 문제도 어마어마한 데다가 국가 간에 신뢰도가 떨어지는 일도 있습니다. 실수하고 나서 자책감에 한동안은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축 쳐져있을 때도 있고 손님에게 들은 폭언으로 펑펑 울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울 점도 많고 하루하루 뿌듯해지는 직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주머니 승객에게 친절한 아가씨라며 찐옥수수를 받은 일(저는 옥수수 킬러입니다. 뷔페 가서 옥수수 먹는 여자입니다.), 저와 이름이 똑같은 승객을 만나 기쁘게 악수했던 일, 길을 잃고 비행기를 타지 못할 뻔한 승객을 찾아내 기어코 비행기에 태운 일 등 어느 하나 기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한동안 직장을 잃은 상실감에 글을 쓰지 않았었는데 다시 기운 차리고 키보드에 손가락을 얹었습니다. 아직 글로 쓰지 못한 에피소드들이 많이 있으니 비루하지만 몇 편 더 끄적여 보겠습니다. 짤린(?) 것에 굴하지 않고 어떻게든 공항으로 다시 기어들어가서 몇십 년은 더 글 써먹을 테니 많이 예뻐해 주세요. 공항에서 오래오래 해먹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