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테안경을 벗어던지다 - 라식이야기

20년 동안의 나의 눈을 체인지하다

by Carpe Dime

어릴 때부터 시력이 좋지 않았다. 가족 중 유일하게 시력이 좋지 않았기에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부모님도 크게 담아두지 않으셨다 장난치는 거라.. 막내딸이 투정 부리는거라 치부하셨을 수도..

그래서 나는 중2 무렵 안경을 맞출 수 있었다.

읍내에서 부모님을 만났는데 내가 불러도 쳐다만 보고 못 본 척 지나가자 심각성을 아셨던 거였는데..

미리 알았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딱히 없었을 것이다.

우리 집은 가난했고 내 안경 맞춰주는 것조차 부담일 수밖에 없었으니까..


그렇게 나는 36살이 되어 한쪽은 근시 한쪽은 난시의 시력을 가지고 -5.25, -6.0으로 살아왔다.

안경이 없으면 일상생활이 전혀 불가능한 수준이라 잠을 자는 시간 외에는 안경을 벗지도 못했다.

간혹 안경을 벗고 누워서 폰을 만지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했다 난 그 조차 눈이 불편해하지 못했거든

라이더가 되면서 안경을 쓰는 게 더 불편해지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잘 적응하기는 했는데 그래도 몇몇 사람들은 신기하게 바라보기도 했어 어떻게 헬멧을 쓰는데 안경을 쓸 수 있지?

김서림은 어떻게 하는 거지? 같은 질문을 많이 받으면서 똑같은 대답을 해주는 게 일상이 되어버리기도 했어


엄마가 문득 남편에게 연락이 와서 눈 수술하자는 이야기를 하셨어

아마 결혼식 때 처음 안경을 벗고 이쁘게 화장을 한 모습이 마음에 드셨나 보더라고.. 그땐 나름 비싼 렌즈를 사용하긴 했어 안 그래도 모든 게 다 바쁘고 힘든 순간인데 눈이라도 편해야 하지 않을까 해서 거금은 투자했거든.. 잘한 일 같아 쫌생이 같은 내가.. ㅋ 아! 여기서 엄마는 시어머니를 말하는 거야 우리는 편하게 다들 엄마, 아빠라고 하거든


두세 번 권유하셨고 수술비가 부담이 되어서 솔직히 아직은 이르다는 생각을 했는데..

엄마가 해주신다네? 그럼 바로 콜! 해야지 ㅋㅋ 그렇게 수술을 하고자 하는 의지는 있었는데 아직 무직에 취준생이라는 직업 때문에 망설이다가 좋은 기회에 수술을 하게 되었어

엄마 조카 중에 라식 수술을 한 사람이 있어서 병원을 소개받아서 같이 가게 되었는데

수술을 빨리 하고 싶으면 딱 하나만 지키면 돼


1. 검사 이 주 전부터 최대한 일회용 렌즈등 모든 렌즈 사용금지


기간은 아마 더 짧을 건데 안전하게 이 주 전부터 렌즈는 사용하지 않는 게 제일 퍼펙트한 거 같아

그리고 수술 후에는 안구건조증이 발생할 수 있어서 수술 이후에는 인공누액을 사용하는데 수술 전부터 관리를 해주는 게 좋다고 해 약사들도 최소 일주일 전부터 관리를 해주는 게 좋대


2. 이 주 전 최소 일주일 전부터 인공누액으로 안구건조 관리 해주기


참고로 나는 수술 전날 한번 넣었어.. 이 수술 전 관리가 중요하다는 걸 느끼지 못했거든.. 처음이라서? 그리고 주변에서의 조언을 못 받은 상태였다 보니까..


나는 Zeiss Smile(스마일 라식)을 받았어 알아보니까 수술 퀄리티로 따지면 최상급에 속하더라고

각막 플랩 없음으로 구조적 안정성 최고이고 신경 손상 최소로 안구건조증 발생률이 가장 낮고 오차율, 정밀도 업계 최상급이고 수술 결과 편차가 적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좀 더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던 거 같아


시력마다 상황마다 라식, 라섹, 렌즈삽입술처럼 다양한 수술 방법이 있는데 나는 그나마 검사했을 때 야간 동공크기가 6mm 미만 이어야 하는데 5.4, 5.2로 야간 빚 번짐이 생길 가능성이 낮았고


각막 두께는 460 이하는 안내렌즈 추천, 460~520은 평균보다 얇아서 수술 방법에 제한이 있고, 550 이상 이어야 평균보다 두꺼워서 수술 방법 선택 시 선택폭이 넓은데 나는 550,557이라 선택의 폭이 넓었어


눈물띠 높이도 검사했는데 0.2mm 이상은 인공눈물을 자주 넣고 잘 관리한다면 건조증 가능성이 낮고

0.19mm 이하는 수술 후 6개월 이후에도 건조증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데 난 0.24, 0.26으로 좋은 편이라 그나마 다행이었던 거 같아

검사 전까지 관리 한번 안 하고 가서 검사하는 거라 조금 걱정되기는 했는데 그래도 검사 결과가 다 너무 좋게 나와서 다행이었지


상담할 때 어떤 방법으로 수술을 하는 게 좋은지 수술 후 관리가 어떤 게 좋은지 정도만 상담을 했는데

스마일 같은 경우에는 수술비가 240 정도이고 프로는 320 정도였던 거 같은데 프로는 일단 수술 시간이 5분대로 짧고 통증이 1~2시간 정도밖에 안된다고 혹 하긴 했는데 겨우 두 가지 때문에 돈을 더 쓰게 할 수 없어서 그냥 스마일로 하기로 했어 5분이나 10분이나 1~2시간이나 3~4시간이나 별 차이 있나 싶었거든


통증이야 상대가 느끼는 대로 시간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으니까?


금요일이 수술이었는데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밤을 새우다시피 하고 놀고.. 수요일날 점심쯤 잠들어서는 목요일날 아침에 일어났어.. 17시간을 숙면을 했더라고.. 그날도 역시 나가 놀고 그나마 12시쯤에는 집에 들어와서 숙면을 취했어..


수술 가운을 입고 머리에 두건을 뒤집어쓰고 얼굴 눈 주변으로 소독을 다 하고 조금의 대기시간 이후 바로 수술을 진행했어 눈을 감지 못하도록 기구로 잡아주고 체감상 5분도 걸리지 않은 거 같아 수술 시간은 해봐야 2,3분? 왼쪽은 통증이 전혀 없었는데 오른쪽은 마취가 안되었나? 싶을 만큼 통증이 느껴지기는 하더라고..


어차피 눈커플이 닫히지 않게 잡아 주고 있으니까 그 부분은 신경을 쓰지 않았어 수술하는 동안 아래를 바라보라 하는데 뭐가 희미하게라도 보여야지 그걸 집중해서 보면서 내리기라도 하는데 지금 내가 어딜 보는지도 모르는데 그저 눈동자의 감각만으로 아래를 봐야 한다는 게 조금 곤욕이긴 했어


의사에 지시가 있을 때만 아래를 바라보았고 그 외에는 정면의 초록점 그 부분만 보라고 해서 그건 말 잘 듣고 이행했지..


수술이 끝나면 눈은 떠져 하지만 묽은 눈곱이 낀 거처럼 흐릿하게 보이는데 그래도 병원을 나올 정도의 시간을 벌 수가 있는데 딱 거기까지 그 시간이 지나면 이제 통증이 확 올라오기 시작해

찢어질 거 같은 통증이 시작되는데 햇빛도 전구도 다 보기 힘들고 아파오기 시작해

나는 엄마랑 남편이 함께 동행해 줘서 다행히 아무 문제 없이 집까지 잘 오기는 했는데..

집 오는 동안 마취가 다 풀렸는지 통증이 엄청나더라고 그렇다고 못 참을 정도는 아니야 그저 눈만 감고 있으면 아무 문제없어 뭔가를 보기 위해 억지로 눈을 뜨지만 않으면?


1시간이 지나고 집에 도착해서 눈을 뜨고 싶어서 내가 제일 먼저 한 거는 집안의 조명을 일단 다 끄고 베란다 창문을 열어두고 우리 집은 다이소 흰색 커튼인데 여름용이라 빛은 막아주지만 환하게 비춰주기는 한데 딱 그렇게 해두니까 방은 밝은데 커튼이 빛은 다 막아주니까 훨씬 좋더라고


그렇게 만들어두니까 눈 뜨는 게 힘들지는 않았어


일단.. 인공누액은 왜 넣으라 했는지 이해는 안 가더라고 수술 이후 눈물 콧물에 홍수가 날 지경인데.. 왜 넣어야 할까 고민을 하긴 했는데 일단 시키는 대로 넣자 싶었어


10시 수술 후 오후 1시가 되어서야 안약을 넣을 수 있을 만큼 눈을 뜰 수가 있어서 안약을 넣기 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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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자마자 끄적끄적.. 솔직히 휴대폰이나 컴퓨터는 사용하면 안 되는데..

집중을 하다 보면 눈의 깜빡거림이 줄어들어 눈이 건조해질 수 있어서 사용을 금지한다고 하더라고..

난 음악 틀고 음악에 맞춰 깜빡깜빡거리면서 최대한 손을 쭉 뻗어서 겨우 타자를 치면서 만들었어 ㅋㅋ

지금 내가 생각해도 저게 뭐가 그리 중요하다고 그렇게 까지 했나 싶기는 해.. ㅋㅋ

아파서 자야지 자야지 하면서도.. 솔직히 바로 잠들지는 못했어.. 저녁쯤 되고 1시간 정도? 겨우 잠들고 일어났는데.. 의외로 통증이 사라졌더라고..

그래서 열심히 안약 넣고 11시쯤 운전을 해서 친구들을 만나러 갔어


참 무모하지.. 수술한 당일에 친구들을 만나러 야간운전으로 1시간을 달려가다니...

근데 크게 문제를 느낄 만큼 통증도 남아있지 않았고 약간의 번짐은 있었지만 안경을 착용할 때보다는 훨씬 편했어..

3일 차가 된 지금 안경을 쓰기 전과 지금을 비교하라 하면..


1. 빚 번짐이 줄어들었다. 고작 3일임에도 확실하게 느껴져 전에는 운전을 할 때 전면의 차량의 라이트가 번져서 퍼져 보였다면 지금은 전면 차량의 라이트 전구 모양이 보일 정도가 되었거든

2. 아직은 이물감이 느껴지기는 해 3일 차 까지는 눈이 시리거나, 이물감, 눈물 흐름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고 통증이 심하면 타이레놀을 복용하라고 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라서 먹지는 않았어

3. 수술 후 1개월까지는 독서, 글쓰기, 컴퓨터 작업 중 잘 보이다가 흐릿하게 보일 수 있다고 하는데 아직 3일 차라 난 겪지 못한 증상이야 그래도 그런 증상이 나오면 겁먹지 않아도 될 거 같아

4.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눈을 절대 비비면 안 돼 각막질환(원추각막)을 유발할 수 있대


4번 항목으로 시력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병원 측에서는 재 수술을 해주지 않으므로 오로지 환자가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된대

일단 나는 안약은 넣은 후에는 최대한 흘러내리는 부분만 수건으로 톡톡 하듯 닦아 주었고 눈 주변은 만지지 않았어 이 수술 나름 괜찮은 듯 하지만 두 번 할 거는 못 되더라고..


수술이 끝나면 확인서를 발송해 주더라고.. 이거 보다가 알게 된 사실.. 난 20살 이후 지금까지 독감예방 주사를 단 한 번도 맞은 적이 없었다는 것... 올해 며칠 전에 맞은 게 처음이더라고.. 그리고 코로나 1,2,3차까지 맞은 것도 나오더라 뭘 맞았나 가물 가물 했는데 모더나였더라고..

이런 게 있다는 걸 라식을 하면서 처음 알았어


금요일 수술 이후 하루는 안약으로 나름 병적으로 관리를 해주었어 1시간에 한 번씩 넣고 2시간에 한 번씩 넣고 하루 4번 넣는 것도 최대한 3,4시간의 간격을 주어서 꼬박꼬박 넣고 인공누액은 1시간마다 보다는 30분마다 넣어 준 거 같아 조금 뻑뻑해진다? 조금 이상하다? 싶으면 바로바로 넣어줬거든


첫날에는 눈물 콧물이 감당이 안될 정도였는데 고작 1시간 남짓 자고 일어났다고 괜찮아졌더라고


아! 수술 후에는 바로 누워 자는 게 힘들었어 이것도 나름 상처인지 눈커플이 눌려지는 그게 통증인지 아파서 눈물이 자꾸 나고 찌릿찌릿해서


그래서 어떻게 잠을 잤냐?

엎드려서 잤어 ㅋㅋ 그래서 오래 자지도 못한 이유이기도 하지 그래도 많이 피곤하면 잘 자겠더라고 일단 아프지 않게 잘 잤어


2일 차 수술 다음날 아침 병원을 방문했고 수술 후 검진을 시작했어

처음 검진보다는 검사하는 항목이 엄청 많이 줄었고 수술 후 시력은 1.2와 1.0이었는데 그것도 좀 흐릿하게 보여서 제대로 보지 못했던 거 같아

3일 차 까지는 흐릿하게 보이는 게 있다 하니까 이게 다 나으면 더 좋아지려나? 싶은 희망도 하고 있기는 해

그래도.. -에서 +세계를 보니까 너무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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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오랜만에 숙면을 취했어 거진 10시간? 11시간 잔 거 같은데..

아침에 일어나니까 안약 3개를 다 넣어야 하길래 차곡차곡 넣어주고.. 문득 컴퓨터 앞에 이제 쓸모를 다해 멈춰 있는 안경을 보고 있자니.. 한편 마음이 가볍고 편해지기도 했어


이제 땀 흘려도 안경 때문에 불편함이 없겠구나..

겨울에 산책하다 건물 안에 들어갔을 때 앞이 보이지 않는 현상 또한 없겠구나..

매번 안경까지 껴야 해서 늦어지는 라이딩 시 준비과정이 더 단축되겠구나..

목욕탕에 가서 어색하게 뿌옇게 변하는 안경을 가지고 주춤주춤거리지 않아도 되는구나..

세상의 아름다운 빛을 이제는 번짐 없이 자연스럽게 볼 수 있겠구나..

화장을 할 때 안경을 들고 렌즈를 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스트레스받지 않아도 되는구나..


수많은 장점이 있는데도 내가 왜 빨리 하지 않았을까 후회되기도 했는데..

너무 좋더라고.. 행복하고..

했던 사람들은 추천을 하고 하지 않은 사람들은 반대를 했는데..

했던 사람들의 추천을 들은 게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


이제 좀 더 달라지고 다른 세상을 바라볼 1차 준비가 완료된 거 같아 너무 뿌듯하고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