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명상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힘의 원천

by 달빛검객

요즘은 명상을 유행처럼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다.

내가 명상을 처음 접한 것은 20대 초반, 단전호흡 도장에서였다.

그곳에서는 명상이라기 보다 호흡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호흡 수련을 했었다.

그리고 나서는 유명한 사찰에서 한동안 철야 정진을 한 적도 있다.

매주 토요일 밤부터 일요일 새벽까지 큰 사찰의 선원에서 정좌를 하고 밤을 꼬박 세웠다.

담당 스님은 특별히 법문이나 좌선에 대한 설명없이 죽비를 들고,

졸고 있는 사람들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함께 밤을 세웠다.


명상이 뭔지, 좌선이 뭔지 정확히 알지도 못한 상태에서 들숨과 날숨을 바라보거나

바닥에 한 점을 찍고 가만히 응시를 했다.

명상이나 좌선을 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가만히 앉아 있으면 수백, 수천, 수만가지의 잡념이 머릿 속을 뛰어 다닌다.

조용히 앉아 있으면, 그 동안 미뤄두었던 생각들이 하나, 둘, 고개를 든다. 계획, 후회, 걱정, 기대...

그런 잡념이 사라지는 순간은 온전히 호흡에 집중했을 때이다.

명상은 그것들을 내몰지 않는다.

다만, 지나가도록 둔다.

그러나 집중의 순간은 지극히 짧을 뿐이다.

명상은

무엇인가를 비우거나 특별한 상태에 도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실제로는 그 반대에 더 가깝다.

아무것도 더하지 않고, 빼지도 않고,

있는 것을 그대로 바라보는 일이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토요일 밤을 꼬박 세우고 몇 시간을 앉아 있었지만 그런 순간은 아주 잠깐 왔다가 갔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요일 새벽, 어두컴컴한 산 속의 절에서 하산하는 기분은 맑고 상쾌했다.

나는

검도에서 호흡을 배웠고, 활쏘기에서 숨을 내쉬는 타이밍을 익혔다.

승마에서는 호흡이 말에게 전해졌고,

거문고 다도에서도 모든 시작은 호흡이었다.

명상은 그 모든 수련의 뿌리처럼 느껴진다.


숨은 언제나 지금 여기에 있다.

과거로도 미래로도 가지 않는다.

언제나 지금 여기에 있다.

그래서 숨을 바라보는 일은

지금으로 돌아오는 가장 빠른 길이다.

명상에서 가장 큰 실수는 잘 하려는 마음이다.

생각이 떠오르면 실패했다고 여기고, 집중이 흐트러지면 다시 애를 쓴다.

그러나, 명상에는 성공도 실패도 없다.

생각이 떠오르면 떠오르는대로,

사라지면 사라지는 대로 둔다.


고요해지려고 애쓰면 오히려 소음은 커진다.

명상은 고요를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고요를 알아차리는 연습이다.


선원에서 2년 정도 좌선을 한 이후, 수 십년간 수 많은 명상센터를 전전했다.

그 중에서도 액티브 명상은 동적인 나와 가장 잘 맞았다.

검도도 역시 액티브 명상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겠다.

동중정(動中靜), 정중동(靜中動)이라는 말이 있는데, 검도는 동중정이고, 명상은 정중동이다.


검도의 최고 경지가 무념무상인데,

이것은 격렬한 움직임 속에서도 공격하겠다는 계산과 계획없이 몸을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멋진 머리치기의 성공은 무념무상에서 나온다.

생각을 먼저 하게 되면 몸은 느려지고, 상대가 알아 챈다!

명상은 정중동인데, 가만히 앉아 있을 때 마음은 더 활발하게 활개를 치기 때문이다.

인도의 신비가 오쇼라즈니쉬는 바닥에 정좌하기가 어려운 서양인들을 위해서

액티브 명상이라는 것을 고안했다.

그가 만든 액티브 명상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웃고, 울고, 소리를 지르고 쿵쿵 뛰는 것 까지.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춤명상’ 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음악에 맞춰서 신나게 몸을 흔드는 것 자체가 명상이라 할 수 있겠고,

춤이 끝난 후에는 자리에 앉거나 누워서 몸과 마음을 이완 시킨다.

아이러니 하게도 격렬한 움직임 후에, 고요 속으로 침잠하기가 훨씬 쉽다.


나는 매일 검도 수련을 시작하기 직전과 직후에 명상을 하는데, 격렬하게 한 시간 동안 운동을 한 후에

마음이 훨씬 더 차분해 지는 것을 느낀다.

대 부분의 검도장들은 형식적으로 묵상을 할 뿐이지만 명상의 중요성을 안다면

최소 5분은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 좋다.


잠시 멈춰 서면 알게 된다.

늘 바쁘게 움직이느라 보지 못했을 뿐,

고요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묻곤 한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일들을 하나요?”


내가 생각해도 그 동안 나의 하루하루는 쉼없이 달린것처럼 보인다.

활을 쏘고, 수상스키를 타고, 말을 타고, 검도를 하고~

이것들을 하루에 전부 할 때도 있었으니!

하지만 사실은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실은 더 많은 활동을 말없이 했을 뿐이다.


이처럼,

끊임없이 움직이면서도 지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은

잠깐 동안의 고요 속에서 피어난다고 생각된다.


아침에 눈을 떴을때, 잠들기 직전, 그리고 틈틈이

나는 눈을 감고 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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