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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라기 10-12.

by 시휴

드디어 12회로 며느라기가 끝이 났다.

드라마를 다 본 후의 감상은 왠지 마무리가 급작스러운 것 같은 느낌이 있지만 (사실 드라마는 전혀 급진전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그런 느낌이 듦) 모두가 알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건드리지 않았던 문제를 꼬집어 이야기한 것에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있다. 11회에서 보면 사린이 원래 소심한 성격이 아닌데 며느리라는 위치에서는 지나치게 소심한 여자로 포지셔닝된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리뷰를 보시죠.


10.

9편의 끝과는 다르게 10편은 미영이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시댁 김장일에 절인 배추를 공수하는 역할을 맡은 미영이 절인 배추를 주문하지 못하자 엄마에게 배추를 사달라고 부탁을 한 것. 미영의 엄마는 그냥 배추를 사서 절이기로 하고 재료들을 시장에서 구입한다. 자신이 할 테니 오지 말라는 엄마의 말에도 미영은 미안하다며 집으로 들어서는데, 막상 김장하는 날이 되자 남편 철수는 오지도 않고 결국 미영과 그녀의 시어머니만 같이 김장을 한다. 절인 배추가 너무 상태가 좋다며 내년에도 그 집에서 주문하라는 말에 미영은 당혹해하고... 딸을 위해서지만 시댁 김장까지 해주게 된 미영의 엄마(이자 사린의 시어머니)는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다시 장면이 바뀌어 현재로 온 엄마와 미영은 미영의 방에서 그동안의 일을 이야기하고, 결국 신혼집도 다 말아먹고 시흥의 한 원룸에서 월세로 생활한다는 미영의 말에 엄마는 눈물을 감추기 힘들다. 그 와중에 아빠는 밥타령을 해서 아내에게 한 소리 들음. 미영은 철수의 투자자가 투자금을 빼서 나간 뒤로 철수가 점점 변해간다며 자신은 너무 두렵다고 말한다. 그 와중에 시어머니는 일하는 자신에 대한 배려가 없이 너무 바라기만 한다고... 미영의 말을 들은 박기동 씨(엄마)는 사린을 떠올리고, 집에 남아있다가 산책하러 밖에 나간 사린은 사위가 불편해할까 봐 관리실에 음식을 맡기고 가려던 친정엄마를 발견하고 마음이 아프다. (왜 시어머니들은 며느리를 편하게 생각하고, 친정엄마들은 사위를 손님 대하듯 하는 걸까!!) 사린의 시어머니는 그래도 자신이 꽤 좋은 시어머니라며 자위하고 사린에게 푹 쉬라는 문자를 보낸다. 집에 돌아와 켜져 있는 VCR에서 자신에게 보내는 사린의 음성을 들은 구영은 착잡해하고 커피를 마시러 들른 카페에서 '가스 라이팅'중인 한국인들을 보면서 자신의 모습을 자각하기 시작하는 사린의 모습으로 10회는 끝난다.


11.

11회에는 구영과 사린의 대학시절부터 연애하게 된 풀스토리가 담긴다. 대학교 MT 사전답사를 오게 된 구영과 사린. 당시 사린은 남자 친구가 있었고 구영을 남자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며 남자 친구를 안심시키는데 구영은 그때부터 사린에게 마음이 있다. 비가 오는데 파장 분위기인 MT에 구영은 사린에게 굳이 빗속을 뚫고 오지 말라고 이야기하지만 사린은 때마침 수박 1통을 들고 등장하고... 구영은 비에 젖은 사린이 걱정되어 한여름에 보일러를 트는 모습으로 科아이들의 원성을 듣는다. 화장실에 혼자 가길 겁내하는 사린을 위해 구영은 우연을 가장해 사린과 같이 동행하고 그렇게 그들은 둘만의 소소한 추억이 있다. 그리고 7년이 흐른 뒤 우연히 서점에서 구영을 보게 된 사린은 구영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옆에 있는 미영을 여자친구로 오해해 자리를 뜨고 만다. 계산을 하던 사린을 보게 된 구영은 그날 밤, 사린에게 먼저 선톡을 보내고 사린은 기쁜 마음에 톡을 길게 이어가다 전화통화를 제안한다. 밤새도록 통화를 하게 된 구영과 사린은 그 다음날 아침 데이트를 시작으로 연애를 해서 마침내 결혼에 골인했던 것. 또 장면이 바뀌어 현재로 돌아온 둘은 카페에서 추석 관련 이야기를 나눈다. 구영의 "그렇게 싫었으면 이야기를 하지 그랬어"에 사린은 둘의 이야기가 도돌이표임을 느끼고 그만하자며 자리를 뜬다. 사린은 회사에 휴가를 내고 제주도로 오고, 혼자 집에 남은 구영은 사린을 찾아 사린이 작업했던 팝업 매장에 들르지만 역시 그곳에도 사린은 없다. 사린 대신 사린의 직속 후배를 만나게 된 구영은 요즘 사린이 회사에서 어떠했는지를 듣게 되고 자신의 행동을 돌아본다.


12.

12회는 철수와 미영의 이혼으로 시작한다. 구영은 집에서 소주 4병을 마시고 소파에서 잠들었다가 엄마의 전화를 받지만 엄마의 걱정에 제대로 대답하기 힘들다. 물을 마시기 위해 냉장고 문을 열던 구영은 자신이 사린과의 약속(7회에서 작성한)을 하나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것을 보며 자책한다. 집안 청소를 마친 구영은 본가에 들러 명절을 이제 처가와 본가를 한 번씩 교대로 오겠다고 이야기하지만 부모님은 역정을 내실뿐이다. 사린은 제주도에서 올레길을 걸으며 생각을 정리하려고 해 보지만 뜻대로 잘 되지 않고 (당연하다! 시댁일에는 해답이 없으니까!) 제주도 출장길에 들렀던 거래처(공방)에서도 헛걸음한다. 미영과 (며느리로, 자신들의 엄마로만 살아온) 엄마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구영은 사린을 데리러 가려고 제주도에 오지만 정작 사린을 발견한 후에는 모처럼 밝은 모습의 사린에게 집으로 돌아가자고 하지 못한다. 그녀가 스트레스받을 때 마시는 캐러멜 마키아토 2잔만 남겨놓고 가려는 구영을 발견한 사린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사린이 해주는 희생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사린이가 본인을 잃어버리지 않게 해 주겠다는 구영의 말이 인상적임)

작은댁 며느리는 결국 분가해서 청송으로 내려가고, 구영의 아버지와 작은아버지는 서로 술잔을 기울이며 요즘 아이들은 도대체 왜 이러느냐며 이야기한다. 부모를 모시라고 했냐, 형제들을 건사하라고 했냐며 말이다. 맞다. 예전에는 결혼해서 그래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어른들의 '둘만 잘살면 된다'는 말씀은 바로 저런 것까진 안 해도 된다는 말씀인 거다. 추후 연락이 된 공방 사장님에게서 소나무 이야기를 들으며 (소나무는 아프면 솔방울을 많이 남긴다고 함. 자신에게 솔직한 녀석이라며) 사린은 솔직하게 이야기를 못한 자신에게도 며느라기의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시간이 흘러 크리스마스가 되고, 머리 모양이 바뀐 사린은 시어머니에게 자신의 마음을 피력하기 시작한다. 시아버지 칠순에 밀라노 박람회 예정이 있어 가고 싶다고 했던 것. 결국 밀라노에 가지는 못했지만 사린은 어렵게 한걸음을 내디딘 자신을 대견스러워하고 시어머니도 내년에는 밀라노에 꼭 다녀오라는 문자로 미안함을 대신한다.


윤여정선생님의 인터뷰

이 영상으로 제가 하고싶은 말을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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