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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있지만 2.

(feat. 3-5회)

by 시휴

요즘 <알고있지만>본방을 보느라 토요일밤마다 잠을 설치고 있다.

이제 절반정도 본 셈인데 시청할때마다 감독님의 센스가 대단하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보통 웹툰을 보다 드라마를 보면 웹툰의 감성을 따라가지 못해 짜증이 날 때가 있는데 이 드라마는 웹툰을 거의 복붙(복사해서 붙여넣기)하는 수준이면서도 영상미며 흐름까지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웹툰에서 약간 어색한 부분조차도 보완해내고 있으니 거의 청출어람 수준이다. 캐스팅할때부터 어떻게 저렇게 싱크로율이 높은 사람을 캐스팅했지...? 하며 놀랐는데 감자소년을 보고도 한번 더 놀랐다. (그 분의 이름은 모르지만 웃는 것 마저 선해보일 정도로 진짜 순박해보이는 딱! 적절한 사람을 캐스팅 함)


한소희가 연기를 잘하는 줄은 알았지만 유나비를 입체적으로 묘사하는데 있어서는 솔직히 웹툰보다 나은 것 같다. 박재언에게 설레고 수줍어하는 연기도 나쁘지 않지만 특히 짜증내는 연기가 더 일품이다. '짜증'은 우리주변에서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감정이라 과장하거나 축소해서 연기하면 어색한데... 화내거나 짜증낼 때 정말 진심처럼 보인다. 송강은 처음에 1-2편정도만 봤을땐 어색함을 느끼지 못했는데 확실히 연기가 평면적이다보니 남자 주인공의 복잡한 속내를 잘 표현해내지 못해서 아쉬움이 있다. (웃는연기와 무표정연기 2개로 돌려막기 하는 것 같은 느낌) 특히 5편에서는 박재언이 좀 미묘하게 변하지 않았냐고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머리를 앞으로 내린 것 외에는 그 '미묘함'(연기로 그게 나타났어야 했는데)이 나타나지 않아서 정말 아쉽다. 하지만 아쉬움은 있을지언정 화가 날 정도로 연기를 못하는건 아니라서 (캐릭터 덕도 있는 듯) 그럭저럭 넘어가고 있다. 이제 둘은 썸의 단계를 넘어 애인으로 발전할지 아니면 잠만자는 친구사이로 남을지 고민중인데... 박재언에게는 전여친이자 여사친(그녀는 확실히 박재언에 대해 잘 알고, 박재언에 맞춰 애매한 포지션 구축중)이 있고, 유나비에게는 어렸을때부터 자신을 좋아해온 직진남이 있다. 이열음(박재언의 전여친)같은 여사친의 존재는 우리가 요즘 흔히 목격하는 일이다. '실컷 놀다가 제자리로 돌아와서 결혼은 나랑 해' 뭐 이런 느낌....? 드라마에서는 표현되지 않았지만 설아(이열음/박재언 전여친)와 박재언은 늘 호텔에서 만나서 의아하게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아마 박재언을 감당할 수 없었지만 떠나기도 힘든 그녀는 또 하나의 유나비가 아니었을까...?

유나비를 처음 만났을때부터 견제를 하기 시작했던 설아는 결국 박재언이 자신을 속이고 유나비를 만나자 참지 못하고 대학교로 찾아온다. 우연히 자판기 앞에서 유나비와 마주하게 된 둘은 조용한 언쟁을 벌이며 서로에게 비수를 꽂는데... 드라마상에서 유나비와 설아는 박재언외에는 다른 섹파가 없는 것으로 나온다. 결국 제일 잘못한 건 박재언인데 왜 싸움은 죄없는 여자둘이 해야하는지 이해하기 힘들고, 2020년대에도 이런 클라셰를 봐야하다니.... 어쨌든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드라마상에서 이야기하는 박재언의 '임자'가 과연 유나비가 될지 안 될지인데... 내 경험상 박재언같은 남자에게는 임자가 나타나기 힘들고 그의 임자는 절대 유나비나 설아가 될 수 없다. 박재언은 오직 자신보다 더 심한 (혹은 더 강한) 여자를 만날때에만 개과천선(?)할 수 있다.

유나비는 감정의 지배를 많이받는 사람으로 나온다. 그녀는 마음이 정리되지 못하자 작업이 지지부진하며 속도가 나가지 않는데 박재언이 자신의 작품을 좋아하고 기대한다는 말 한마디에 밤샘작업을 통해 엄청난 작품을 만들어낸다. 예민하기에 상대방의 감정을 빨리 캐치하고, 생각이 많은 그녀는 또 반대로 그렇기때문에 박재언의 말 한마디에도 영향을 많이받고 또 좌지우지되기 쉽다. 박재언도 불안한 영혼이기에 사실 둘의 만남은 상처뿐인 만남이 될수도 있지만(지금까지도 좀 그런 모양새)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을 웅원하게 되는것은 사랑의 힘이 얼마나 큰지 알기 때문일것이다.




웹툰은 총 40회차로 그다지 긴 웹툰이 아닙니다. 결말이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웹툰을 보셔도 되고, 검색하면 결말에 관한 건 많이 나와있어요. 사람들이 궁금한건 드라마가 웹툰의 결말대로 갈지 안 갈지인데... 현재 분위기는 한소희랑 송강이 너무 잘 어울리므로 (솔직히 얼굴의 합은 역대급이죠!) 결혼까지 갔으면 좋겠다.... 가 대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둘이 각자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또 서로에게 솔직해져야 하는데 사실 그 모든게 쉬운일은 아니죠. 연적들도 너무 강합니다. 요즘 연애를 한다고 해서 누구나 결혼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은 모두가 알 정도로 이제는 더이상 연애=결혼이라는 단순공식에는 아무도 동의를 하지 못하죠. 게다가 30대도 아닌 20대 초반의 연인들이라면 살아가야 할 날도, 사랑을 해야할 날들도 아직 무수히 많이 남아있을 뿐입니다.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자신들의 삶에 자양분이 되는 선택을 하길 바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윤솔과 친구커플(?)의 앞날이 궁금하네요. 5회차에서는 빛나가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고 남사친과 연애를 시작해서 좋군요. (제가 그 남자의 엄마라면 솔직히 반대할 것 같긴 하지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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