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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김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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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휴 Sep 10. 2021

갯마을 차차차 1-2.

(feat. 1-2)

눈에 밟히는 드라마가 또 하나 생겼다.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 일일드라마인가 싶었는데 의외로 미니시리즈더라. 3,4회 정도 진행된 것 같은데 반응이 심상치 않길래 역시 몰아보니 재미있다. 이 드라마는 예전에 <홍반장>이라는 영화의 두 주인공인 홍반장과 치과의사라는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왔다. 각자의 이름인 홍두식과 윤혜진도 동일한 만큼 리메이크 버전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듯한데 시간이 흐른 만큼 둘의 캐릭터는 조금 변화가 있어 보인다. 일단 김선호가 맡은 홍반장은 예전에 김주혁이 맡았던 홍반장보다 조금 더 따뜻하고 오지랖인 성격으로, 신민아가 맡은 윤혜진은 엄정화처럼 정의롭고 쉽게 욱하면서도 츤데레적인 측면이 가미되었다. 연출은 촌스러움과 세련됨을 오가며 두 주인공들도 츤데레와 오지랖을 오가는 통에 지루하지 않은데 무엇보다 둘의 서사가 좋다. 요즘은 예전보다 한눈에 반하는 일이 적어지고 오랜 시간을 통해 정말 운명의 짝을 찾으려는 성향이 강해서 더욱 강한 서사가 필요한데, 드라마에서는 일단 홍반장은 혜진에게 첫눈에 반한 것으로 나오긴 함. 신민아가 보조개가 예쁜 건 알았지만 김선호도 보조개가 있는 줄 몰랐는데 연기를 상당히 자연스럽게 잘해서 드라마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1회.

치과의사 윤혜진은 어린 시절 엄마를 여의고 치과에서 페이닥터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옆집 아줌마가 자신의 병원에 진료를 오자 친절하게 맞아주는데 과잉진료를 원하는 원장과 마찰을 빚는다. 원장과 말다툼 끝에 치과를 박차고 나온 그녀는 고가의 구두를 하나 지르고 중학교 때부터 20년 우정을 쌓아온 치위생사 친구와 술을 마시다가 대형사고를 치고 만다. 치과 커뮤니티에 원장의 태도를 비판하는 글을 실명으로 올리고 만 것. 혜진은 황급히 글을 지우려 하지만 일파만파 퍼져나간 글을 원장도 보게 되고, 다른 치과에서도 혜진을 채용하려고 하지 않는다. 몇 달을 채용공고를 검색하며 시간을 보내던 그녀는 마침 엄마의 생일임을 핸드폰 알람에서 확인하게 되자 훌쩍 엄마와의 유일한 여행지였던 강원도 공진으로 향한다. 공진의 바닷가에서 엄마와의 추억을 곱씹던 혜진은 고가의 구두를 잃어버리는데, 마침 바다에서 서핑을 하고 있던 홍반장이 그녀의 구두 한 짝을 찾아주는 것으로 둘의 첫 만남은 시작된다. 홍반장은 맨발인 그녀에게 화정 횟집(공교롭게도 횟집 사장님이 그 마을 통장이며 혜진이 우연히 치아를 돌봐준 아이 엄마였음) 슬리퍼를 빌려주는데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려던 혜진은 차의 배터리가 방전되고, 설상가상으로 핸드폰도 안 터지고 (그녀는 깡촌이라 와이파이가 안 터진다고 오해하지만 기지국이 불타는 사고가 있었음. 대한민국에 핸드폰이 안 터지는 곳은 존재하지 않죠) 배가 아파서 화장실을 이용하고자 들른 커피숍에서는 현금이 없어 커피값을 계산 못하자 때마침 마주친 홍반장을 따라 오징어 손질하는 3시간짜리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수시로 마주치는 홍반장을 혜진은 엄청 궁금해하고, 홍반장에게 차를 봐달라고 부탁하지만 결국 배터리보다 더 큰 문제였던 타이어 펑크 사실을 알고 홍반장의 권유에 따라 근처 찜질방에서 하루를 묵게 된다. (찜질방 매점에서도 홍반장을 마주치게 되는 혜진 ㅎㅎ)


2회.

우연히 아이들의 이빨을 봐주다가 공진에 치과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혜진은 공진에 개업을 할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하지만 이 시골에서 살 수는 없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돌린다. 차를 고치고 해안도로를 달리던 혜진은 병원장이 거드름을 피우며 전화를 해서 무릎 꿇고 사죄하면 다시 받아주겠다는 말에 다시 한번 욱해서 자신은 개업을 하기로 했다고 선전포고를 하고 차를 돌려 공진으로 되돌아간다. 화정 횟집 사장님에게 치과 개업예정 사실을 알린 그녀는 부동산 중개업자(역시 홍반장)를 소개받아 상가와 집을 1번씩 보고 (물건을 단 1개만 보여줌. 게다가 둘 다 화정 횟집 아줌마의 물건들) 초스피드로 계약을 마치고, 인테리어도 홍반장에게 맡긴다. (홍반장은 부동산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관련 자격증까지 다 갖고 있었음. 게다가 무슨 일을 해도 최저임금 이외에는 절대 받지 않음) 서울의 집도 순식간에 빠지자 그녀는 곧바로 공진으로 내려갈 준비를 하는데, 그녀의 베프이자 치위생사인 미선은 눈물바람으로 혜진을 배웅한다. 공진에 내려온 혜진은 서울에서처럼 조깅으로 하루를 시작하는데 레깅스 차림에 익숙하지 않은 할머니들에게 놀람의 대상이 되고, 외지 사람에게 관심이 많은 지역주민들에게 피곤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마음에 내키지는 않지만 치과 홍보차 경로잔치에 참석하라는 권유를 받은 혜진은 마을 사람들에게 별생각 없이 자신의 의견을 늘어놓다가 마을 사람들 기분을 상하게 하고 (마이크가 켜져 있는지 모르는 채로) 미선과 통화까지 하는 바람에 완전히 마을 사람들에게 신망을 잃는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지만 공진이 시골이며, 춘재에 대한 험담도 하게 됨) 때마침 남자 친구가 양다리를 걸친 사실을 알게 된 미선은 혜진을 쫓아 공진으로 내려오고, 치과를 오픈했지만 파리만 날리는 이유에 대해 미선은 궁금증을 갖게 된다. 두식은 그런 혜진이 안타까워 반상회에 그녀를 초대하고 과자를 잔뜩 사 와 혜진이 내는 것으로 꾸며 마을 사람들과 혜진과의 화해 자리를 만든다. (물론 혜진에게 과자비를 125,000 청구하긴 함.ㅋ) 두식의 도움으로 마침내 첫 환자가 합류하며 곧바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윤치과. 혜진 역시 춘재(커피숍 주인이자 가수)에게 찾아가 사과하며 앙금을 완전히 떨쳐내고 공진에 서서히 녹아드는 모습을 보인다.  


드라마에서는 각 회마다 <에필로그>가 있고, 정말 중요한 감정씬은 여기에 다 나온다. 예전에 '별그대'에서도 에필로그를 상당히 효과적으로 잘 활용했었는데 비슷한 느낌이고 신민아는 인생 캐릭터를 만난 것 같다. 정의로운 장면을 연기할 때는 솔직히 어색한 감이 없지 않지만 제일 많이 하는 대사인 "뭐야~짜증나 진짜~" 아주 입에 짝짝 붙음. 김선호가 극의 중심을 잘 잡아가고 친구인 미선 역을 하는 배우는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연기가 찰떡이다. 2회 에피소드에서는 두식과 혜진이 어릴 때 공진 바닷가에서 한번 마주쳤던 것으로 나오며 기대감을 높인다. 신민아는 조깅 중에 사진관 앞에서 홍반장의 어린 시절 모습을 보고 한마디 하는데 그 사진이 둘의 만남 이후 찍은 것임이 2회 에피소드에 나온다. 2회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자기 생일과 집 비번을 이야기해주는 두식의 모습에 질겁하는 혜진과 생일을 알게 된 후 "1살 오빠네"라고 말하는 혜진에게 역시 또 질겁하는 홍반장의 상반된 모습이 포인트. 홍반장은 2회에서 혜진에게 바로 말을 놓는데, 왜 반말하냐며 따지는 혜진에게 자기는 글로벌을 추구한다며 맞받아친다. ㅎㅎ (은근 티카타카가 재미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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