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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김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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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휴 Oct 12. 2021

갯마을 차차차 13-14.

충격의 13-14회가 끝났네요. 14회 엔딩에 너무 충격먹어서 솔직히 말문이 나오지 않을 지경.

사실 생각해보면 홍반장이 최저임금 시급만 받으면서 지나치게 돈에 초연한 모습을 보이는 것, 집에 동물 하나 안 키울 정도로 생명이 있는 것과 거리를 두려 하는 것, 혜진을 좋아하면서도 그녀와 절대 미래를 그리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것(사실 그건 거짓말임. 오랫동안 행복하고 싶다고 버킷리스트에 적었죠), 악몽을 꿀 정도로 깊은 트라우마가 있고 주변에 알리기 싫어 병원도 서울로 다닐 정도인데 우리 모두가 김선호가 연기하는 홍반장에 너무 깊이 빠진 탓인지 애써 그의 병을, 그리고 트라우마를 축소하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혜진이와 그저 달달한 연애를 이어가길 바라다가 그게 이루어지지 않자 뭔가 고구마를 한 100개는 먹은듯한 회차들이긴 했어요. 하지만 홍반장에게서 벽을 느끼는 혜진과 그걸 알면서도 알을 깨고 밖으로 나오기가 무서운 홍반장, 그리고 주변에 얽히고 설킨 전개까지...  그러나 앞으로 남은 날들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모든 부정적인 감정들을 처리해야 하고 또 때마침 온 우주가 도와주는 듯한 (그 사건의 당사자인 3인이 모두 공진에 모인 것은 지나친 우연이라고 밖에 설명하기 힘들지만) 이 사건은 15-16차에서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날 작정이네요. 혜진이 강하고 독립적인 여성이라 사실 이 모든것이 가능한 것 같아요. (상대방을 배려하기보다는 약간 자기식대로 밀어붙이는 그 성격이 홍반장과의 관계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음. 그리고 30대라서 가능할듯한 성숙한 사랑도 더 돋보임)  


13회.

12회에서 서로 사랑을 고백한 그 둘은 두식의 생일을 맞아 혜진이 미역국을 끓이는 장면으로 시작되죠. 비주얼은 그럴듯한데 너무 짜서 (혜진의 요리실력을 익히 알고 있는 미선은 혜진의 '한 번만~'요청에도 시식을 대차게 거부하고 나중엔 냄새마저 짜다며 팩폭을 날립니다) 홍반장은 당황하지만 끝까지 맛있게 먹는 연기를 합니다. 나중에 혜진이 자신도 한번 먹어보겠다고 하지만 자신의 연기가 들통날(?) 위기에 처한 홍반장이 끝내 미역국을 혜진에게 먹게 하지 않죠. 마을 사람들 전부가 홍반장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다 모이지만 화정은 둘이 집안에서 꽁냥대는 모습을 보자 마을 사람들에게 자리를 피해 주자고 제안하고 다들 둘만의 시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수박 먹는 것도 거부하고 집으로 향함. 이제 출산일이 얼마 남지 않은 윤경은 혜진과 홍반장의 연애를 보면서 자신도 금철과 데이트를 하고 싶지만 금철은 윤경이 이미 만삭이라 몸도 무거운데 무슨 데이트냐며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알면서도 서운한 윤경!) 지성현이 왕작가를 잃을 위기에 처하자 식음전폐까지 이르게 된 사실을 알고 홍반장은 성현과 조연출을 집에불러 백숙을 대접하며 왕작가가 성현을 좋아하고 있음을 넌지시 알려준다. 그러던 중 혜진에게는 대학 동기들이 불쑥 찾아오게 되고 치과가 지나치게 아담하다며 디스를 하자 그녀는 자존심이 상한다. 일하느라 작업복을 입고있던 홍반장을 은근 무시하며 갑자기 골프를 치러가자는 친구들의 이야기에 혜진은 당황하지만 홍반장은 선뜻 그러자고 하고, 늘 그렇듯 골프마저 잘 치는 홍반장에게 친구들도 반하게 된다. 결혼 생각은 하며 연애를 하는 거냐는 친구들의 말에 혜진은 홍반장과의 미래를 그려보게 되고, 자신에게 잘해주지만 의외로 마음속 이야기는 선뜻 안 해주는 두식에게 그녀는 일말의 불안감을 느끼게 됩니다. 은철과 미선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는 데이트를 하게 되고 영국은 화정에게 미안함을 느끼며 선자리에 나가라고 이야기해 외려 화정의 부아를 돋운다. 한편 공진에는 태풍이 와서 사람들이 각자 태풍 준비에 여념이 없는데 몸이 무거운 윤경은 금철에게 사소한 서운한 일들이 쌓여 결국 슈퍼에서 금철과 크게 다투고 눈물을 흘리는데 때마침 혜진이 슈퍼를 방문한다. 그녀에게 자신이 양수가 터졌음을 알리는 윤경. 혜진은 금철에게 전화를 걸지만 핸드폰을 두식의 집에 두고 왔던 터라 홍반장이 대신 전화를 받고 차를 갖고 슈퍼로 달려온다. 그들은 1시간이나 걸리는 산부인과로 가려고 하지만 태풍이라 길이 모두 차단된 것을 알고 혜진은 자신이 직접 아기를 받겠다고 나선다. 할머니께 조언을 받아 집에서 출산을 준비하는 혜진과 윤경, 두식, 윤경은 밤새도록 진통 끝에 결국 무사히 출산에 성공하고 밥풀이(예명)를 받아 들자 혜진은 묘한 감정을 느낀다. 피곤한 혜진과 두식은 홍반장의 집으로 가서 잠시 잠을 청하는데 미래 얘기를 꺼내는 혜진에게 두식이 아기에 대해서생각해 본 적 없다고 선을 긋자 서운해지고 만다. 거실에서 책을 뒤적거리던 그녀는 사진을 한 장 꺼내 들지만 두식이 "왜 남의 책을 함부로 보냐?"라고 말하자 마침내 서운한 마음이 폭발하고 말죠. 그녀는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말하며 두식이 자신에게도 솔직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지만 마음의 짐이 너무 무거운 그는 끝까지 "나도 모르겠어"라며 말을 하지 못한다.  


14회.

두식의 집에서 나와 길을 걷던 혜진은 화정이가 말을 건네자 눈물샘이 폭발하고 맙니다. 왜 우느냐는 화정의 질문에 "월세가 밀린 게 생각나서요"라는 혜진. 갑자기 밥은 먹었느냐며 집으로 데리고 가 아침을 주는 화정. (정말 이런 정서가 참 한국적인 것 같네요) 화정이 두식이랑 싸웠느냐고 물어보고 혜진은 그가 마음을 안 연다며 속내를 털어놓는다. 화정은 5년 전에 두식이 다시 돌아왔을 때를 떠올리며 그 표정이 정말 참담했었다고 알려주고 혜진은 (악몽을 꿨던 그의 모습을 떠올리며) 답답하지만 홍반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그에게 시간을 주겠다고 결심합니다. 두식은 착잡한 마음으로 일을하러 가느라고 사진 속 누나가 공진에 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알고보니 그 누나는 성현의 사촌누나였음. (15화 예고에서 누군가 병원에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아무래도 그 누나일 것 같음. 홍반장과 성현은 서로 놀라죠) 초희가 좋아했던 사람은 영국이 아닌 화정으로 밝혀지며 그 사실을 눈치챈 화정이 영국에게 "초희는 안된다"는 얘길 해준 걸로 생각되네요. 초희와 영국이 이야기하는 걸 보고 마음이 아픈 화정이 혼술을 하다가 자신을 찾아온 남숙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죠. 영국을 잡지도 놓지도 못하는 자신을 답답해하면서... 둘의 마음을 눈치챈 남숙이 영국에게 거짓 문자를 보내고 (맞선남과 화정이 지금 가게에서 술을 마신다며) 영국이 슬리퍼 바람으로 뛰어오면서 둘은 새로운 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영국이 화정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그동안 옆에 있는 게 너무 당연해서 잃어버린 후에야 그 소중함을 깨달았다고 말하고, 화정은 그걸 15년이나 늦게 깨닫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울부짖는데 둘은 결국 재결합 수순으로 갈 것 같다. 한편 여전히 달달한 데이트 중인 은철(13회에서야 은철이 금철의 동생인 걸 깨달은 사람은 저 하나뿐인가요?)과 미선커플은 갑자기 은철이 선물공세를 하기 시작하자 미선이 그의 박봉을 걱정하며 자신 몰래 뒷돈을 받는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 알고 보니 돈이 부족했던 은철이 중고거래로 애장품들을 팔고 있었던 것. 서로의 경제상황을 오픈하며 가볍게 만나지 말고 결혼까지 생각하며 만나자는 미선의 말에 자신은 원래 그러고 있었다며 키스하는 은철. (월반 좀 하겠다는 말이 바로 웃음 포인트!) 마을 대청소 날에도 자신을 냉정하게 대하는 혜진을 보고 마음이 아픈 두식에게 둘이 싸웠다는 소문을 들은 성현이 바로 달려가 두식에게 연애조언을 하며 브로맨스를 보여줌. (왕작가와 대화중에 자신이 더 이상 혜진 때문에 마음이 안 아프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된 성현도 본격적으로 왕작가와 로맨스 급물살을 탈것 같은 느낌)

엄마가 보내준 반찬을 보고 홍반장의 집에 찾아간 혜진은 반찬을 나눠주며 그를 기다리겠다고 말해서 두식에게 감동을 준다. <갯마을 베짱이> 촬영이 끝나고 뒤풀이 장소에서 성현을 보고 미소를 짓는 혜진이를 보자 두식은 그녀에게 오늘 밤 이야기를 하겠다며 결심하고, 뒤풀이 후 자신의 집으로 가자는 홍반장에게 선배에게서 서울로 오라는 제안을 받은 헤진도 그 이야기를 꺼내려고 한다. 이야기를 마치고 다시 뒤풀이 장소로 돌아오는 그 둘에게 홍반장의 본명을 들은 조연출이 두식에게 주먹을 날리며 14회가 끝난다.


조연출의 입에서 나온 <YK자산운용>이 홍반장이 다녔던 회사인 것 같고, 대학선배도 같은 회사에 다녔으며 도하(조연출)의 아버지는 그 회사의 경비였던 것으로 보아 그 투자건(혹은 투자 실패)이 모든 일의 원흉으로 보인다. 선배의 아내였던 누나까지 현재 공진에 와 있으니 이는 2회 안에 모든 떡밥을 회수하고 문제해결까지 하려는 작가님의 빅픽처일 터. 물론 그러려다 보니 너무 주변인을 우연으로 엮게 된 무리수가 있긴하나 어차피 공진은 원래부터 하나의 세상처럼 비밀 없이 돌아가는 세계였음. (혜진이 들어와서 균열이 생김) 사실 이 드라마는 홍반장보다 서브남주인 성현이 완벽해서 잘못하면 서브남주에게 스포트라이트가 갈 수 있는 위험성이 있었는데 워낙 주인공인 김선호가 연기를 잘해서 모두가 홍반장에게 깊이 감정이입 중이다. 신민아가 연기를 그렇게 잘하는지 몰랐는데 김선호랑 붙는 장면에서 전혀 위화감이 없어서 놀라는 중이고, 그것과는 별개로 진짜 코디는 뭐하는지 크리스마스 트리같은 옷을 입히지 않나 이상한 셔츠 원피스는 뭔지... 진심 아쉬워하는 중. (그냥 티셔츠와 바지만 입혀도 예쁜 사람인데 제발 이상한 옷은 협찬받지 마세요!!) 작가님이 지난 회차부터 코미디와 스릴러를 오가며 장르전환에 유능하신 걸 보여주었는데 이번에는 장르전환이 좀 과한 듯 하지만 막판까지 잘해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정말 애정하던 드라마인지라 결말이 이상하면 진짜 화가 날 것 같거든요!!      


1) 로또주인공은? 왜 로또주인공의 존재는 14회까지 나오지 않았을까... 보면 홍두식의 일과 관계가 있을것으로 추측된다. 제일 많이 언급되는 사람이 은철과 감리할머니던데 개인적으로는 감리할머니일 가능성을 높게 본다. (두식의 빚투로 사용했을 가능성 있음)

2) 교통사고 가해자는? 그 가해자가 도하의 아버지라는 이야기도 있으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됨. 만일 도하의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사람을 죽였다면 도하 역시 죄책감+부끄러움이 있었을 수 있음. 

3) 홍반장 트라우마 해결의 핵심인물은? 아마도 지성현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성현은 혜진,두식,조연출,누나까지 완벽하게 연결고리가 되어줄 사람이죠. 의외로 홍반장이 자신의 감정을 제일 솔직하게 털어놓는 사람이 바로 성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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