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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재 Mar 30. 2022

시의 길



꽃무릇 화상을 입고 돌아오는 주말

아버지 모시고 선운사 간다

불판에 몸 구부러지는 장어 소금 뿌리며  

내가 쳐놓은 그물에 문장들 

기다리는 초원식당     


주진천 거슬러온 꼬리의 내력 

읽을 수 없어 

동강동강 잘린 장어 몸 깊이만 

깻잎에 생강 올려 야무지게 넘기는 12시  

     

풍천이 파종해야 할 치어와 

내가 유예시킨 언어들이 

돌아오는 길은

얼마의 바다와 강을 거슬러 올라야 

시집 한 권 엮을 수 있을까     


좀처럼 채워지지 않는 내장만 꿈틀

잡념만 번식할 뿐

결가부좌 튼 채 오지 않는 문장은

씹고 씹어도 불판 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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