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 화상을 입고 돌아오는 주말
아버지 모시고 선운사 간다
불판에 몸 구부러지는 장어 소금 뿌리며
내가 쳐놓은 그물에 문장들
기다리는 초원식당
주진천 거슬러온 꼬리의 내력
읽을 수 없어
동강동강 잘린 장어 몸 깊이만
깻잎에 생강 올려 야무지게 넘기는 12시
풍천이 파종해야 할 치어와
내가 유예시킨 언어들이
돌아오는 길은
얼마의 바다와 강을 거슬러 올라야
시집 한 권 엮을 수 있을까
좀처럼 채워지지 않는 내장만 꿈틀
잡념만 번식할 뿐
결가부좌 튼 채 오지 않는 문장은
씹고 씹어도 불판 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