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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재 Feb 29. 2024

어머니

순환선 전철이 돌지 않는다


어느 역에서 멈추었는지 빈맥이다


간헐적으로 울리는 소음은

심장 박동기가 일 초의 힘으로 숨을 끌어내며 전동차 문을 닫고 있다


곧 심폐소생술이 시작될 것이다


의사의 흰 가운이 중환자실을 흔들고 있다


우리는 깜깜 지하 공간 속에서 빛을 찾고 있다


탁ㆍ탁ㆍ탁


가슴을 치고 가는 밤의 무게에

물길을 찾을 수 없는 여의사는

어깨를 돌린다


쩍쩍 갈라지는 유리창에 물을 찾던 호흡은 허공으로 흩어졌다


평생을 걸어온 거리에서부터

첫 길을 지우고 있다


내 살과 뼈 뚫고 꽃구름 타고 가는

먼 새벽길

환하게 깜깜해진다


잘 가세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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