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여자 이태리, 시간을 걷다
검투사
검은 태양빛 속으로 검투사 몰려온다
원형극장이나 투기장으로 불리던
그 어디쯤에서 멈춘
전쟁 노예들의 살과 뼈의 무게 무겁다
검투사와 맹수들이 되살아난다
군중의 함성들 쏟아져 나왔다 들어간다
혈투에 죽어간 검투사의 환영이 스쳐간다
네로와 베스파시아누스 황제의 행렬이 지나간다
한 무리의 군중들 떼 지어 몰려왔다 간다
예루살렘의 노예들이 피 뿌린 폐허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끊임없이 콜로세움에 표를 예매하는
우리가 온 길 또 다른 우리가 되어
바람의 혀로 핥고 있다
검투사의 흔적들 더듬는 기둥 틈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