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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숲 Jul 06. 2020

여름엔 붉은 토끼풀이 핀다

여름 저녁 산책길엔 소소한 즐거움이 이어집니다



낮보다 선한 바람을 옆구리에 끼고

걷다가

소소한 발견을 한다


붉은 토끼풀은

그날 발견한 것들 중에서 가장 빛났다


들판에 쪼그리고 앉아

네잎 클로버를 찾던 기억이 여럿 겹치지만


하얀 토끼풀이 아닌 붉은 토끼풀 사이에서

네잎 클로버를 찾는 일은

흔한 일이 아니었다


늦은 햇살을 받으며

한들한들 레드 클로버에

시선이 묶이고


붉은 꽃잎 사이

세잎의 행복과 네잎의 행운에

한없이 가벼워진다






기온이 높고 물이 풍부한 여름은 일 년 중에 가장 많은 종류의 꽃이 핀다고 한다. 고운 꽃창포, 눈부신 작약, 소박한 개망초, 화려한 나리, 보랏빛 엉겅퀴, 우아한 붓꽃, 매력 넘치는 수국, 한들거리는 초롱꽃, 노란 애기똥풀 등 이름을 헤아리기에도 벅찬 많은 꽃들이 숲이나 들에서 자란다. 초록 잎사귀에서는 광합성이 왕성히 일어나고 꽃들은 더 환해지고 화려해진다. 그렇게 여름 한 철을 보낸다. 늦은 햇살을 뒤로하고 산책을 하다 만나는 여름 꽃들을 보면 지금 우리는 아름다운 시간 속에서 머무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시간들이 이내 지나갈 것이란 것도.







오후의 긴 햇빛을 받는 레드 클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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