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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붉은 토끼풀이 핀다

여름 저녁 산책길엔 소소한 즐거움이 이어집니다

by 푸른 숲



낮보다 선한 바람을 옆구리에 끼고

걷다가

소소한 발견을 한다


붉은 토끼풀은

그날 발견한 것들 중에서 가장 빛났다


들판에 쪼그리고 앉아

네잎 클로버를 찾던 기억이 여럿 겹치지만


하얀 토끼풀이 아닌 붉은 토끼풀 사이에서

네잎 클로버를 찾는 일은

흔한 일이 아니었다


늦은 햇살을 받으며

한들한들 레드 클로버에

시선이 묶이고


붉은 꽃잎 사이

세잎의 행복과 네잎의 행운에

한없이 가벼워진다






기온이 높고 물이 풍부한 여름은 일 년 중에 가장 많은 종류의 꽃이 핀다고 한다. 고운 꽃창포, 눈부신 작약, 소박한 개망초, 화려한 나리, 보랏빛 엉겅퀴, 우아한 붓꽃, 매력 넘치는 수국, 한들거리는 초롱꽃, 노란 애기똥풀 등 이름을 헤아리기에도 벅찬 많은 꽃들이 숲이나 들에서 자란다. 초록 잎사귀에서는 광합성이 왕성히 일어나고 꽃들은 더 환해지고 화려해진다. 그렇게 여름 한 철을 보낸다. 늦은 햇살을 뒤로하고 산책을 하다 만나는 여름 꽃들을 보면 지금 우리는 아름다운 시간 속에서 머무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시간들이 이내 지나갈 것이란 것도.







오후의 긴 햇빛을 받는 레드 클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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