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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숲 Jul 13. 2020

장날의 호사

장날이면 누릴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한차례 소나기에

동쪽은 맑고 서쪽은 흐렸던 날

오일장이 선다고 했다    


금방 전이 구워지고

몸에 좋다는 산나물이며 약초가 나오고

누군가는 잘 익은 호박이며 산삼도 꺼내 놓을 테지

복슬복슬한 강아지들은 누런 박스에 담겨

오밀조밀 검은 눈을 뜨고 풍경을 볼 테고.   


나는 옛날 통닭 한 마리 구워지는 동안

파란 벽과 파란 문을 단

시장 한가운데 카페에 가기로 했다

   

파란 문을 열면

비 갠 하늘이 따라 들어와

함께 커피를 마실 테지  


그리고

wonderful tonight을 듣게 될 것이다   

손님 없는 카페에 앉아

조금씩 높아지는 볼륨에

고마운 마음을 가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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