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듣던 대상포진에 걸리니 나에게 집중하게 됩니다
이제야
가만히 누워
내 안의 소리를 듣는다
평소에 외면했던 소리를
그리하여
들리지 않았던 소리들을.
이 붉은 수포들이
어디서 왔는가
손가락 마디와 허리를 찌르는
날카로운 칼날을 간 것은 나인가
오래 등을 대고 누워
내 안의 장기와 그를 돌고 나오는
피의 소리를 들으며
단서를 찾는다
볼 수는 없지만
들을 수 있는 단서를.
분명한 건, 나는 나를
돌봐주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여행을 다니며, 일상을 살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시와 에세이로 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