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흐름대로 보낸 여유로웠던 날의 일입니다
호우주의보에 휴양림 캠핑을 취소하고
캠핑 장비를 사러 은평에 갔다
알루미늄 폴대 두 개를 차에 싣고 나니
시간이 길게 늘어나 있었다
일단, 기다란 시간을 옛 골목에
걸어두고 커피를 한 잔 마시기로 하였다
그때, 파주에 제법 큰 화훼농장이 있다던 친구의 말이 생각났다
일을 쉴 때 함께 꽃꽂이를 배우던 친구였다
갑자기,
사슴의 뿔을 닮았다는 박쥐란의 잎이
공중에서 흔들리는 걸 보면 좋겠다 싶다
흙 없이 공기 중에서 양분을 얻는다는 틸란드시아도 보고
친구가 샀다는 유칼립투스도 보면 좋겠다 싶다
옛 골목에 걸어둔 시간을 챙겨
파주로 가는 길,
굵었던 빗방울들도 조금씩 잦아들었다
가끔씩은
늘어난 시간들이 기대하지 않은 선물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