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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숲 Aug 08. 2020

파주 가는 길

의식의 흐름대로 보낸 여유로웠던 날의 일입니다


호우주의보에 휴양림 캠핑을 취소하고

캠핑 장비를 사러 은평에 갔다


알루미늄 폴대 두 개를 차에 싣고 나니

시간이 길게 늘어나 있었다

일단, 기다란 시간을 옛 골목에

걸어두고 커피를 한 잔 마시기로 하였다


그때, 파주에 제법 큰 화훼농장이 있다던 친구의 말이 생각났다

일을 쉴 때 함께 꽃꽂이를 배우던 친구였다


갑자기,

사슴의 뿔을 닮았다는 박쥐란의 잎이

공중에서 흔들리는 걸 보면 좋겠다 싶다


흙 없이 공기 중에서 양분을 얻는다는 틸란드시아도 보고

친구가 샀다는 유칼립투스도 보면 좋겠다 싶다


옛 골목에 걸어둔 시간을 챙겨

파주로 가는 길,

굵었던 빗방울들도 조금씩 잦아들었다


가끔씩은

늘어난 시간들이 기대하지 않은 선물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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