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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숲 Oct 17. 2020

마지막에 남은 꽃

배롱나무 꽃이 마저 빛나는 중입니다

처음 피어났던

꽃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마지막 남은 꽃은 기억하려 한다


백일 동안 피어 목백일홍이라

처음 이름을 붙여준 사람

그의 마음을 알 것 같다


자세히 보면 늘

죽은 꽃들을 안고 새로운 꽃이 피어나

오래고 꽃이 피는 나무가 된다


사람의 마음에도

기쁨과 슬픔이 피고 지고


한 나무 안에서도

꽃의 생사가 피고 진다


붉게 변한 잎들 사이에서

마지막으로 핀 배롱나무 꽃이

마저 빛나는 중이다


배롱나무 꽃이 지면

가을이 온다







이 꽃이 지면 가을이 깊어지기 시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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