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언어

by 푸른 숲

물에서 나는 많은 소리를 알고 있지만

물고기의 언어를 들어본 적이 없다

여태껏 물고기는 언어가 없는 줄 알았다


언어 없이 헤엄을 치고 언어 없이 배가 고프고 언어 없이 슬프고

언어 없이 먹이를 먹고 언어 없이 상처 주고 언어 없이 꿈을 꾸고

그러는 줄 알았다 그래서 그들은 평화로운 줄 알았다


언어 없이 사는 것은 나쁘지 않아 보였다

슬픔도 기쁨도 없이

그저 한없이 고요한 물에서 순간을 살면 된다


어쩔 땐 언어를 잃고 물 속으로 들어가고 싶기도 했다

어떤 것은 마음에 남고 언어로 기억되고 다시 언어로 되풀이 되고

너무나 지겨웠으니까


그러나 물고기

그럴 줄 알았어


고요한 물 속에서도 물고기들만이 들을 수 있는 언어들이 물결을 타고 다닌다니.

나의 음역과 그들의 음역이 다를 뿐

물고기들도 넘치는 언어에 제 지느러미로 몸을 감싸고 싶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그럴 줄 알았어.

완전한 적막은 없는거였어.


그래도 물고기

물 속에서는 난 좀 더 편해질 거 같아

너희의 언어는 들리지 않는 완벽한 외국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