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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숲 Feb 22. 2023

망원동에서

묵묵한 것들에 대한 경외감




볕이 따뜻하다

겨울도 이제 끝을 보이는 건가

설마. 벌써.


아니면 봄을 기다리는 내 마음이

간절한 것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볕이 따뜻하다

나는 볕이 잘 드는 창가로 옮겨 하릴없이 볕을 쬐고 정원을 내다본다


굽은 소나무의 솔잎엔 금세 내려온 볕이 반짝이고

잎을 떨군 배롱나무는 새들에게 묵묵히 가지를 내준다

지금은 비어있지만 이내 녹음과 꽃으로 화사할 테지

나무 아래엔 도심에서 보기 드문 석탑까지 보인다


모두가 그저 묵묵하다.

정원의 모든 나무와 돌이 묵묵하다

묵묵하게 그 자리에서 버티고 있다

움직이는 건 그저 바람과 새

그리고 내 마음.


이리저리 움직이는 내 마음을

저 묵묵한 것들처럼 묵직하게 만들어보고 싶다.





따뜻한 볕이 드는 오전의 시간




오랜만에 망원동에 나왔습니다. 조용히 책 읽기 좋은 카페가 있다 해서 나선 걸음이었어요. 넓은 마당 곳곳에 서 있는 나무와 정원이 아름다워 커피를 시켜두고 밖만 하염없이 바라보았습니다. 정원의 나무와 돌에게서는 어떤 경외감마저 느껴졌습니다. 오래된 주택을 카페로 바꿈 한 곳이라 그런지 공간이 가지고 있는 세월이 느껴져 따뜻하고 포근한 감성이 느껴졌어요. 또한 내부에 흐르는 음악이 없어서인지 차분하게 생각하고 책 읽기 좋습니다. 그저 커피를 내리는 소리, 찻잔 부딪히는 소리, 그릇 씻는 물소리 그리고 방문하는 사람들의 인기척만 공간을 채웁니다. 저는 이곳 2층 창가에 앉아 공간을 고스란히 느끼고 있어요. 걸을 때마다 마루 바닥의 나무 소리가 둔탁하게 들리는 것도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집니다. 그래서인지 아주 오랜만에 시를 한 편 쓸 수 있었어요. 하여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더불어 늘 글을 읽어주시는 구독자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언제나 행복하고 편안한 날들 보내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정원을 바라보며 볕을 쬐었던 순간, 카페 엔트러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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